[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여전히 하루 1만여명에 이르지만 월가에서는 투자 심리 회복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수 개월에 걸쳐 뉴욕증시를 지배했던 블루칩 거래가 둔화되는 한편 스몰캡의 손바뀜이 크게 늘어났고, 경기민감주의 거래 역시 활발하다.
증시 폭락 과정에 상승 탄력을 받았던 재택 근무 관련 테마주가 시들해졌고, 목재와 유가 등 실물경기 사이클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를 3%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최근 소형주의 강세는 2018년 5월 이후 최대 폭에 해당한다.
지난 3월 20% 이상 폭락했던 지수는 4월 17% 가량 급반등했고, 5월 들어서도 7% 뛰었다.
특히 헤지펀드 업계가 소형주 베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경기민감주를 집중적으로 편입하는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렸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4월 소형주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하락 베팅에 나섰던 헤지펀드는 지난주 순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했다. 10주만에 '사자'로 돌아선 셈이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의 상승 모멘텀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CNBC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주 52주 최고치를 찍고 3% 이상 밀렸고,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와 홈트레이닝 업체 펠레톤, 비디오 컨퍼런스 솔루션 업체 줌 비디오 등 이른바 '집콕' 테마주가 일제히 후퇴하는 모습이다.
베어드는 투자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통제되는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전파가 진화되지 않았고, 고용 지표를 포함한 주요 경제 지표가 일제히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워렌 버핏이 지난 1분기 전량 매도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와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이 일제히 이날 12% 이상 급등하는 등 패닉 매도에 시달렸던 개별 종목의 '컴백'도 두드러졌다.
제프리스의 에릭 로켄비츠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내년 경제 성장률의 강한 반등을 겨냥한 매매를 벌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모간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는 경기 방어주와 가치주 비중을 축소하고 경기 민감주와 성장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민간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매크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7월 인도분 목재 선물이 1000피트 당 356.80달러에 거래, 지난 4월1일 저점 대비 무려 45% 치솟았다. 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높은 가격이다.
CIBC의 해머 파텔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주택 건설 수주가 탄탄하고, 대규모 실직 사태는 저소득층에 집중됐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제 유가 강세도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깔린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3% 랠리하며 배럴당 34.35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도 1.8% 동반 상승하며 배럴당 36.17달러를 나타냈다.
WTI는 지난달 21일 수요 붕괴에 대한 우려와 일부 ETF의 최근월물 매도로 인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 연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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