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카드업계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지급하고 있는 마케팅 비용 지급 기준을 '카드 발급'에서 '결제액'으로 변경한다.
28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 관련 광고 심의권을 갖고 있는 여신금융협회는 과도한 마케팅 경쟁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광고 승인 기준을 '신규카드 발급'이 아닌 일정 금액 이상 결제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토스에 올라온 카드 관련 프로모션 캡쳐. 2020.05.28 Q2kim@newspim.com |
해당 프로모션에 발급과 관련된 문구가 적혀있지 않더라도 그 목적이 신규발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광고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취지다.
여신협 관계자는 "신규카드 발급과 관련된 광고에 대해서는 내부 심사 기준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에 배포된 광고도 보완할 내용이 있으면 보완, 시정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수정할 계획이다.
여신협의 광고 심의기준 변경에는 기존 고객들 중에 일정 기간 동안 결제 이력이 없는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리텐션'(고객유지) 방식의 마케팅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동안 일부 카드사들이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10만원 안팎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지적이 제기됐다.
여전법은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해 해당 신용카드 연회비의 최대 10%(온라인의 경우 최대 100%)의 경제적 이익만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1~2만원의 연회비를 고려하면 1~2000원 수준의 경품만 지급할 수 있는데 10만원 혜택은 관련 법령 위반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해 업계 전반의 '고비용 구조'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다.
일부 체리피커(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혜택을 전 고객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고비용 구조'는 금융당국의 주요 관리 대상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마케팅에 전년보다 7.7% 증가한 5183억원을 사용했다. 2016년 10.8%, 2017년 13.7%, 2018년 10.3%의 마케팅비용 증가율을 기록하며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다만 프로모션 혜택 축소로 인한 고객 불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마케팅 비용이 전체 고객에게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카드사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카드 발급 경품만 노리는 체리피커가 늘어나고 있다"며 "꾸준하게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나야 장기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여신협의 광고 승인 기준 변경은 긍정적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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