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올들어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이른바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원유에 이어 이번에는 코스닥에 베팅을 걸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에 가까운 규모로 코스닥 '사자'에 나선 것이다.
28일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84포인트(-2.19%) 하락한 708.75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4.17포인트(0.58%) 상승한 278.76포인트에 장을 시작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물이 출회됐으나, 개인투자자는 코스닥을 홀로 34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코스닥은 최근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상승했다. 지난 20일 올들어 처음으로 700포인트를 넘어선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729포인트까지 올랐다. 전날과 이날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로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사자'는 최근 더 강해졌다. 개인투자자는 전날 코스닥을 422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역대 3위 규모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에도 34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이틀간 76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코스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30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이날에는 37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기관은 전날 975억원어치 순매도한데 이어 이날 2407억원 순매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한국은행이 11년만의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내놓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발언을 하면서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이 하락폭 확대의 트리거가 됐다"며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로 대폭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기준금리 0.5%는 실효하한에 가깝다는 발언을 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역성장 전망이 나온 이후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베팅은 오히려 더 매서워졌다. 개인투자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베팅을 강화했다.
개인투자자는 전날과 이날 가장 많이 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총 2386억89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SK바이오랜드는 312억1200만원 순매수했고, 알테오젠, 조아제약, 코디엠 등을 가장 많이 담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가 셀트리온헬스케어 및 코스닥 주식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로 여겨지면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불을 당겼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당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에는 지난 3~5월의 탄력적 랠리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 이탈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행동하는 개인투자자들은 3~5월 사이 탄력적 랠리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수급에서는 개인투자자보다 외국인 투자자금 향방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 중 기업실적의 추가하향 조정 압력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한국시장에서 투자자금 이탈은 당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정부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되고 내년 전망이 가능하다면 하반기 중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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