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경기도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공무원 수험생들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특히 9급 지방공무원 임용 시험이 보름도 채 남지 않아 수험생들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철저한 방역을 토대로 일정 변경 없이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각종 국가고시 시험일정을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라는 청원에 1만502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다시 전국적인 코로나 감염 2차 웨이브가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는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시험 연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올해 채용하는 지방직 공무원을 역대 최다인 2만5692명으로 확정했다. 20일 오후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공무원 준비생은 'K-방역' 실험대상이 아니다"며 "국가직·지방직 시험 일정을 재고해 달라"는 청원도 나왔다. 그는 "꾸준히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험생이란 이유로 방역성과에 대한 실험 대상으로 쓰인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9급 지방직 시험 연기해 달라' 등 시험 연기 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쿠팡 부천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다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수험생들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8명으로 이틀 연속 50명을 넘었다.
이번 9급 지방직 시험에 응시하는 김모(31) 씨는 "아무래도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며 "시험이 한 번 연기된 적이 있어 또 연기될 수 있겠지만 최대한 공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공무원 수험생 이모(26) 씨는 "확진자가 늘고 있어 불안하다"며 "공부하는 순간에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안전한 방역 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시험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기간 동안 확진자가 50~100명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시험 연기를 검토한다는 유언비어도 나돌고 있다.
내달 13일에는 9급 지방직 시험과 제1·2회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시험이 동시에 치러진다. 9급 지방직 시험에는 18만1261명이,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는 4만1358명이 응시지원했다. 총 22만2619명이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시험을 보는 셈이다.
시·도별로는 ▲경기 4만2261명 ▲인천광역시 1만1355명 ▲강원 1만604명 ▲대전 7407명 ▲세종 1493명 ▲충북 8712명 ▲충남 1만1206명 ▲경북 1만8226명 ▲울산 4936명 ▲대구 1만1887명 ▲부산 1만5943명 ▲전북 1만2237명 ▲전남 1만1769명 ▲광주 9868명 ▲제주 3357명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일정 연기 없이 계획대로 시험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예정대로 시험을 치를 것"이라며 "수험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과잉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철저한 방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수험생 행동수칙이나 유의사항도 각 시·도에 전달되고 있다"며 "방역당국, 정부뿐만 아니라 수험생 개인도 철저한 예방수칙과 방역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시험 연기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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