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은행권이 오는 2022년 18조원 규모로 발행 예정인 '지역화폐' 유치를 위해 뛰어들고 있다.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은 유치하는 등 지역 내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오는 3일 출시되는 대구광역시 지역화폐 '대구행복페이'의 운영 대행을 맡았다. 연 발행 규모가 1000억원인 '대구행복페이'의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대구은행 영업점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충전식 선불카드를 구입하면 된다. 1인당 월 5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이용시 7~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06.01 지역화폐 [사진=각 시청] milpark@newspim.com |
지난달 발행된 대전광역시 지역화폐 '온통대전'은 하나은행이 운영 대행사이다. 공개 입찰에서 10점이 넘는 점수 차로 코나아이, NH농협은행, KIS정보통신을 여유있게 누르고 선정됐다. 온통대전 역시 하나은행 영업점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1인당 한도가 월 100만원, 최대 15% 캐시백(두 달) 혜택을 장착했다.
이 외에 대행사와의 제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역화폐 사업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 하나카드, NH농협카드는 부산(동백전), 세종(여민전), 익산(다이로움) 등의 지역화폐 대행사인 KT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KT가 운영 대행을 맡은 지역에서 오프라인으로 지역화폐를 발급 받으려면 하나은행, NH농협은행에 가면 된다. 부산은 부산은행에서도 가능하다.
이처럼 은행들이 지역화폐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말 자영업자 매출 증대를 위해 2022년까지 지역화폐를 18조원 규모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20억원(발행액의 4%), 올해 1200억원(예정)의 지자체 지원책을 장착한 결과, 지역화폐를 도입하려는 지자체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 입장에서는 지역화폐 시장에 진입시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역화폐는 선불카드, 체크카드 등의 방식으로 지급되는데, 주로 같은 계열은행 계좌와 연결한다.(하나카드면 하나은행) 경기 활성화가 목적인 만큼, 높은 캐시백 혜택으로 소비자 반응도 좋다. 여민전의 경우, 이달 판매분(60억원)이 3시간만에 품절됐을 정도다.
이황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시중은행 입장에선 체크카드 연결계좌를 통해 지방 영업력의 약세를 일부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역화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만 해도 전주, 경주 등의 지자체가 지역화폐 신규 발행을 앞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지역 거주민 모두에 배포돼 은행에 이점이 있다"며 "다른 은행에서 유통되면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화폐 관련사 관계자는 "운영 대행시 수수료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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