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진상조사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면서 사실상 진상조사에 이은 재수사를 밀어붙이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1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4.01 dlsgur9757@newspim.com |
추미애 장관은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최근 뒤늦게 논란이 불거진 한 전 총리 사건 수사에 대해 "상당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언론에서 이 수사 방법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런 잘못된 수사 방법으로 아무리 실체적 진실이라 한다 하더라도 마치 첫 단추를 잘못 낀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검찰의 위증교사가 있었다'는 진정에 대해서도 "이미 대검찰청에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하라고 업무지시를 한 바가 있다"며 "이것을 하나의 진정 정도로 가볍게 봐서는 안되고 누구나 납득이 될 만한 그런 조사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지난달 29일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같은 사안을 두고 "문제가 있는 수사 방식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면 이것도 예외 없이 조사는 해 봐야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같은달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같은 취지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추 장관의 거듭된 재조사 필요성 언급에 이어 검찰에 진정서 관련 진상파악을 지시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선 법무부가 사건 재수사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 상태에서 사건 재수사를 벌이기 위해서는 당시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해=뉴스핌]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무현재단] 2020.05.23 photo@newspim.com |
서초동 한 변호사는 "아직 재수사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한 전 총리의 유죄가 확정된데다 한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한만호 씨 비망록이 논란이 됐음에도 이번 정부에서 발족한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해당 사건을 재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는 등 사건을 다시 들여다 볼만한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을 확인해 당시 수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정식 재수사에 착수하고 재심도 노려볼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한 전 총리 수사 관련 위증교사 주장이 있었다는 진정을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에 내려 보낸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인권감독관에게 배당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앞서 고(故)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와 수형 생활을 함께하고 한 전 총리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진술했던 최모씨는 지난달 검찰의 '위증교사'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최씨는 한 전 총리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대표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 씨의 진정서에는 '한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얘기를 했다'는 당시 자신의 법정 증언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은 이같은 검찰의 위증교사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증인 최씨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진술했다"며 "만약 검사가 시나리오를 만들어 허위 증언을 시켰다면 변호인들의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인신문 조서에는 최씨가 자발적으로 진실을 밝힌다는 내용 등이 다수 적혀 있다"며 "증언이 자발적이고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은 조서만 읽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한 전 대표로부터 정치자금 9억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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