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가 V자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0% 아래로 내리는 전폭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팬데믹 이전 수준의 경제 회복에 약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나온 판단이어서 주목된다.
2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 웬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급속한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과감한 통화정책 완화를 동원해야 급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공격적인 재정 및 통화 완화를 병행할 때 실물경기의 의미있는 반등이 가능하다"며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영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그 밖에 정책자들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어 이번 보고서가 연준 내부에 뜨거운 갑론을박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내년 5월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경기 회복의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월가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요구가 상승할 전망이다.
미 의회예산국(CB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GDP가 2029년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미셸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해제되면서 경제 활동이 일정 부분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이후 실물경기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 여지가 높다"며 "온전한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코로나19가 남긴 흠집이 오래토록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1을 기록해 전월 수치인 11년래 최저치 41.5에서 반등했다.
최근 10주간 4000여명의 미국 근로자가 실직했지만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월 마지막주 660만건에서 최근 212만건으로 축소됐다.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조슈아 샤피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펀더멘털이 여전히 매우 약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을 포함한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선 주요 지역에 이른바 '흑인 사망' 시위가 번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애플부터 나이키와 월마트 등 주요 업체가 과격 시위에 따른 위험을 이유로 영업점 폐쇄를 결정한 상황이다.
이 밖에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이 본격화될 경우 또 다른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데 월가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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