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김 빠진 행사' 우려를 샀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독주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던 전당대회에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우원식·홍영표 의원에 이낙연 위원장과 김부겸 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당권 경쟁이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김부겸 전 의원(왼쪽)과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사진=뉴스핌 DB] |
이 위원장은 공식 출마선언 시점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 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기자에게 "이르면 6월 첫째 주 중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발표 일정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 속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고심에 빠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내부에 따르면 김부겸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면서 느긋했던 이 위원장 측도 긴장모드가 흐르기 시작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했던 김 전 의원은 "당권부터 잡고 가야한다"는 주변 권유에 당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 측 동향을 지켜보면서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오는 8월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커지면서 양측 모두 신중을 기하는 형국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낙선할 경우 대선가도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물밑 조율'이 분주하다.
이 위원장은 여론 지지율로 보면 가장 유력하지만, 부족한 당내 기반이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만큼 대의원 투표 관문을 넘는 게 최대 관건이다.
김 전 의원을 통해 이 위원장을 우회 견제하는 '막후 실세'가 있을 경우 이 위원장의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김 전 의원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 등 청와대의 물밑 지원, 또는 이해찬 대표의 지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 출신에 원외인사란 한계를 안고 있는 김 전 의원으로서도 조직적인 세를 엎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일각에선 정세균 국무총리 측이 김 전 의원 지원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내에서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에 종종 거론되는 정 총리 입장에선 김 전 의원이 이 위원장을 꺾고 당권을 잡을 경우 내년 중순 대선국면에서 상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양쪽(이낙연·김부겸) 신경전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당권 경쟁 방정식이 복잡해진 가운데, 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과 홍영표 의원은 일찌감치 당대표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이낙연 대세론' 속에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출마 뜻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일단 당권 경쟁에 도전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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