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8% 넘는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의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미지근하다고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설문조사에 근거한 데이터와 경제 활동에 대한 지표는 봉쇄 조치가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 일부 바닥을 지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앞서 몇 달간 지표의 급락 속도를 감안하면 현재까지 개선세는 미지근했다"고 밝혔다.
ECB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8.7%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2%와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의 기본 전망의 위험이 하방으로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경제의 위축과 회복이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수단의 기간과 효과, 소득과 고용에 대한 역효과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의 성공 여부, 공급 여력과 내수에 대한 영구적 영향 정도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날 물가 전망치도 수정했다.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수요 위축이 물가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CB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3%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 1.1%와 ECB의 목표치 2%를 크게 밑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05 mj72284@newspim.com |
라가르드 총재는 "중기적으로 약한 수요는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며 이것은 공급 제약과 관계된 상방 압력으로도 아주 일부만 상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동결하고 예금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0.50%, 0.25%로 유지했다.
다만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6000억 유로 확대한 1조3500억 유로로 정하고 이 프로그램의 시행 기간도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매입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CB의 통화정책 결정 발표 이후 유로화는 3개월간 최고치로 뛰었으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전날보다 0.75% 상승한 1.1328달러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1.38%를 나타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0년물 금리 역시 7bp가량 내렸고 그리스의 같은 만기 국채 금리도 10bp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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