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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병원인 밝혀냈다'...발암물질로 인한 DNA 손상이 원인

기사등록 : 2020-06-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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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손상물질과 복구 기능 조합으로 돌연변이 종류 결정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개인 맞춤형 암 치료 가능성 열어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암 발병원인이 밝혀졌다. 발암물질에 의한 DNA손상이 주 원인으로, 암환자에게선 DNA 복구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안톤 가트너 부연구단장팀은 던디 대학, 유럽 분자생물 연구소(EMBL),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로 발암 물질로 인한 DNA 손상과 함께 DNA 복구 메커니즘이 돌연변이 발생 양상을 결정함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암 발생과정 이해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안톤 가트너 부연구단장(공동 교신저자). [사진=IBS] 2020.06.08 swiss2pac@newspim.com

DNA에는 모든 생명활동에 필요한 유전정보가 저장되어 있어 이를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DNA는 자외선, 화학물질, 방사능 등 여러 외부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손상된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몸은 망가진 DNA를 고치려는 DNA 복구(DNA Repair) 전략을 사용한다. 그러나 DNA 복구에 문제가 생기면 돌연변이가 세포에 축적될 수 있고, 이는 암을 유발하는 근본원인이 된다.

DNA 복구는 생체 내에서 게놈을 구성하고 있는 DNA의 손상을 확인하고 교정하는 과정. DNA 손상을 효과적으로 복구하지 못한 세포는 노화 또는 불가역적 휴지기에 들어가거나, 세포사멸로 사라지거나, 세포의 증식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DNA 염기서열의 변화, 일부 서열의 손실 등 다양한 양상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돌연변이 시그니처(Mutational Signature)'라고 한다. 담배의 니코틴, 타르 성분이 DNA를 손상시킨다고 반드시 폐암을 일으키지는 않듯, 돌연변이 시그니처는 DNA 손상물질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작용하여 결정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다.

돌연변이 시그니처는 DNA에 생기는 다양한 손상들과 이를 수리하는 세포 내의 손상복구 기작들에 의해 DNA에 만들어지는 염기서열 변이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실험과 분석을 통해 돌연변이 시그니처 양상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우선 DNA 변이를 결정짓는 유전적 요소를 찾고자 전체 게놈 시퀀싱을 이용해 예쁜꼬마선충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 : 선형동물의 일종으로 몸길이는 약 1mm정도다. 예쁜꼬마선충은 배양하기 쉽고 냉동보관 할 수 있으며, 발생 단계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어 실험동물로 널리 사용된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정상 예쁜꼬마선충과 손상된 DNA 복구기능을 가진 예쁜꼬마선충에 DNA 독성물질을 노출시켜 비교한 결과. [제공=IBS] 2020.06.08 swiss2pac@newspim.com

게놈 시퀀싱은 DNA를 이루는 단위인 선형 뉴클레오티드 염기들(A,T,G, C)의 순서를 결정하기 위한 생화학적 방법을 말한다. 전체 게놈 시퀀싱이란 말 그대로 생명체를 구성하는 게놈 전체를 시퀀싱하는 것이다.

2700여 마리의 유전체를 대대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12가지 DNA 독성물질을 150가지 조합으로 제작한 뒤, 이를 다양한 DNA 복구 기능에 결함이 있는 여러 꼬마선충에 노출시켰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DNA 손상물질의 종류와 함께 DNA 복구 기능이 돌연변이 시그니처 양상을 결정함을 규명했다.

가령, 예쁜꼬마선충을 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 아플라톡신에 노출시킨 경우 염기인 시토신(C)이 티민(T)으로 치환되지만, 감마선에 노출되면 티민(T)이 아데닌(A)이나 시토신(C)으로 치환되는 등 다양한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 또 같은 손상물질에 노출되더라도 DNA 복구 기능에 결함이 있으면 정상인 경우에 비해 돌연변이 시그니처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다.

돌연변이 시그니처는 암 발생의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을 개발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돌연변이 시그니처를 분석하면, 어떤 물질로 인해 암이 유발됐는지, 어떤 DNA 복구 기능이 손상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안톤 가트너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로 암의 근본원인인 돌연변이의 종류를 결정하는 원리를 밝혔다"며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 5월 1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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