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수혜대상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자금지원이 실제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선 대한항공과 HMM(옛 현대상선) 등 항공·조선업 대표 기업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기안산업안정기금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기금운용심의회 위원들의 모습.2020.06.08 rplkim@newspim.com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지원기업에 대한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운용심의위는 오는 11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운용심의위는 이달 말 40조원의 재원 마련을 위한 기금채권 발행 이후 지원기업에 대한 신청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에 빠진 기업이 상당하다는 판단하에 운영 방침을 수정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채권발행 이후에 신청 접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기업들의 자금 애로가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먼저 신청 접수를 받고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운용심의위가 지원에 속도를 냄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 가운데 어떤 기업이 기안기금을 받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기안기금의 첫 수혜자로 대한항공을 예상하고 있다. 기안기금 운용에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지원한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이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기안기금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역시 이 같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이) 숨이 넘어가니 기금 출범까지 기다릴 수 없어 산업은행 등이 돈을 먼저 준 것이고 기금이 출범한 만큼 산은이 요구하면 이를 이관해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지원금의 전환과 별개로 기안기금을 통한 추가 지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은 4조원에 육박한다. 이미 지원된 자금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약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서울 송현동 부지 등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만큼 부족한 자금을 기안기금을 통해 수혈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HMM(옛 현대상선) 역시 첫 번째 수혜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업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예상보다는 작았지만 현재의 물동량 급감이 지속될 경우 언제든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가 기안기금 지정 업종 대상을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인 이상 등으로 설정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150여개에 달하는 해운 기업 가운데 기안기금 요건을 충족하는 곳은 HMM을 포함해 10여곳에 불과하다.
경영난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쌍용자동차의 기안기금 지원 대상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높다. 쌍용차는 기안기금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회의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쌍용차의 경영난이 코로나19와 무관하고 지원한다고 해도 회생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10여년 넘게 경영난에 처한 쌍용차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지원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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