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5.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세계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떠안게 된다.
WB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WB는 2회(1월, 6월) 경제전망치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W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국의 봉쇄조치로 ▲수요둔화 ▲국제교역량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2.5%) 대비 7.7%포인트(p) 하락한 -5.2%로 조정했다.
WB는 이번 경제위기를 "그간의 위기는 금융위기, 통화·재정정책 실패, 전쟁, 유가변동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반면 이번 사태는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촉발된 최초의 위기"라고 평가하며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3배 가량 가파른 경기침체"라고 진단했다.
2020년 세계은행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기획재정부] 2020.06.08 onjunge02@newspim.com |
WB는 특히 선진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미국의 경우 서비스업 타격과 산업생산 감소 등으로 -6.1%, 유로존은 관광업 충격과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로 -9.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또한 -6.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WB는 이들 국가의 성장률을 종합한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치(1.4%)보다 8.4%p 낮은 -7.0%로 예측했다.
신흥국은 지난 1월 전망치(4.1%)보다 6.6%p 낮아진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관광업 위축(태국·필리핀), 저유가(말레이시아) 등으로 1967년도 이래 최저인 0.5%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1.0%)을 제외한 성장률은 -1.2%로 신흥국 경제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예정이다.
WB는 관광업 붕괴, 원자재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유럽·중앙아시아는 -4.9%, 중남미 지역은 -5.8%, 남아시아는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가 폭락, 지정학적 불안요인,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중동·북아프리카는 -4.4%, 사하라 이남은 -2.7% 성장을 예측했다.
국제무역량은 작년과 비교해 13.4%, 국제유가는 47.9% 하락이 예상됐다. 각각 6월 전망치보다 15.1%p, 42.5%p 낮아진 수치다.
WB는 세계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저성장과 디플레압력에 대비한 통화정책 ▲재정지원 대상(자영업자·비정규직·임시근로자 등)에 대한 적절한 타겟팅 ▲양적완화시 통화당국의 신뢰성 확보 ▲경제정상화 이 비전통적 통화정책 최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WB는 일시적으로 강화된 건전성 규제를 정상화하고, 고령화에 대비한 보건의료 시스템 개선 및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중장기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구조개혁 과제로 의료인프라 구축, 중소기업 자금조달여건 개선, 비효율적 보조금 폐지(저유가를 에너지보조금 폐지 기회로 활용)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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