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최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가동을 앞두고 채권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3년 만기 채권 발행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견돼 3년물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물량 부담 해소가 요원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매입 규모에 시선이 쏠린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8일까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2020년 국고채 3년, 5년, 10년만기 금리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2020.06.09 lovus23@newspim.com |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단기물 금리 오른 이유는 기안기금 채권 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 탓이다. 기안기금 채권 규모는 최대 40조원이며 이달말 발행이 전망된다. 소화해야하는 물량이 상당량 늘어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만기 5년 이하 채권을 발행하되 만기를 다양하게 나눠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경험을 비추어 발행은 3년물에 쏠릴 것이란 관측이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발발로 예금보험공사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23조3300억원 규모의 상환기금채권을 발행했다. 이중 3년물은 12조4300억원으로 53%를 차지한다. 4년물과 5년물은 각각 2조8700억원(12%), 8조300억(34%) 발행됐다.
결국 시장에서는 한은이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은은 아직까지 기안기금에 대한 지원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뜩이나 3차 추경으로 인한 적자국채 발행이 몰려있어 장기물 공급이 부담스러운 와중에 3, 5년 단기채 물량도 쏟아지면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한은의 국채매입 개입이 없으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자금 지원 시나리오는 크게 세가지다. 기금채를 매입하거나 산업은행에 대출, 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산금채)을 사주는 경우 모두 가능하다. 이중 한은이 부담하는 리스크가 최소화된 기금채 단순매입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기금채는 정부보증채로 사실상 국고채와 동일한 신용등급(AAA)으로 취급된다. 한은법에 따르면 국채나 원리금 상환을 정부가 보증한 증권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에 따라 공개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산금채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정부가 메워주긴 하지만 일단 정부 비보증채다. 반면, 산은 산하에 있는 기안기금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100% 정부보증을 받아 손실날 위험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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