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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해썹, 선택 아닌 필수… 애벌레 분유·쇳조각 과자 나올 수가 없어"

기사등록 : 2020-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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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팩토리사업팀장 인터뷰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스마트 해썹(HACCP)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스마트 해썹에선 하늘이 무너져도 애벌레 분유나 과자에 쇳조각이 섞여 나올 수가 없습니다. 매월 단돈 몇십만 원으로 식음료 공장 위생관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팩토리사업팀장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유 팀장은 외산 대비 불과 1/10 비용으로도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영세업자들 식료품 제조시설을 디지털로 탈바꿈시켜 대한민국 먹거리 안전을 완벽히 책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팩토리팀 팀장. 2020.06.09 dlsgur9757@newspim.com

뉴스핌은 지난 9일 서울역 부근 트윈시티에 위치한 CJ올리브네트웍스 본사에서 유 팀장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스마트 해썹'을 빼놓고 국민 먹거리 안전을 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해썹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생물학·화학·물리적 위해 요인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사전에 위해 요인 발생을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적인 규정이다. '스마트 해썹'은 수기로 관리하던 식품위생을 디지털로 전환한 것으로 기존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관리시스템이다.

◆ 스마트 해썹, 식품 안전사고 방지하고 블랙컨슈머 원천 차단

CJ올리브네트웍스 스마트 해썹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실시간 식재료 및 식료품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데이터를 축적한다. 또 블록체인을 이용해 관리이력 위변조를 방지하는 한편,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으로 경영효율성을 극대화시킬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 팀장은 "기존 식음료 공장에선 관리자가 1시간마다 점검하고 수기로 일지에 기록한다"며 "그러다 보니 바쁠 땐 몇 시간 만에 와서 한꺼번에 체크하는 경우가 있다. 식료품 사고 발생 후 진상 조사를 해보면 일지엔 정상적인 생산과정을 거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 아닌 경우가 많다. 스마트 해썹에선 실시간으로 제품마다 생산이력을 데이터로 저장하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절대 발생할 수가 없다"고 했다.

스마트 해썹은 '블랙컨슈머'로부터 기업 신뢰도 추락도 막을 수 있다.

유 팀장은 "블랙컨슈머는 피해보상비 등을 목적으로 정상적으로 생산된 식품에 유통과정에서 이물을 넣는다"면서 "과거 일반 해썹 시절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스마트 해썹에선 해당 제품의 X-RAY 통과 사진이 디지털 데이터로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식약처 조사에서도 기업 신뢰도 추락을 방어할 수 있는 강력한 대항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스마트 해썹에선 식품의 생산이력을 모두 추적할 수 있다"며 "생산공정 원료 문제인지 유통문제인지, 생산공정 과정에서 온도조절 문제인지 모두 검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비용절감에 경영효율 개선...데이터 축적으로 품질개선·수율향상 도움

위생관리뿐만 아니라 폐기비용 절감 등의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한 시간 마다 점검(패트롤)을 돌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1시간 동안 생산된 식료품은 전량 폐기기해 왔다"며 "만약 스마트 해썹을 도입할 경우, 식품 조리 중 설정된 온도 아래로 떨어지거나 위로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즉각 괸라자가 카톡 메시지를 받아 실시간으로 조치를 취한다. 폐기 물량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팩토리팀 팀장. 2020.06.09 dlsgur9757@newspim.com

디지털 전환에 따른 데이터 축적은 회사 경영을 효율화로 연결된다.

유 팀장은 "스마트 해썹 전환으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서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를 AI·머신러닝 등을 통해 분석하면 계절별 트렌드에 따라 생산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 품질 개선과 수율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는 "가상물리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을 통해 레서피를 변형하거나, 식재료 배합비율을 바꿨을 때 최종 제품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며 "제조 환경 변화에 따라 식품의 질적 변동폭의 상하한을 시뮬레이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유 팀장은 "CJ는 제일제당을 비롯 수십년간 식음료 제조 노하우를 쌓아,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식료품제조사가 됐다"면서 "스마트 해썹은 IT기술로만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식료품 제조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반 IT기업들이 식료품 스마트팩토리 수주 후, 설계에 어려움을 겪어 우리를 찾는 일이 잦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 가격은 외산 1/10 수준...한 달 몇 십만원으로 이용

이 같은 기능에도 불구 CJ 스마트 해썹은 외산 1/10 가격으로 영세사업자가 쓰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는 "외산의 경우 '스마트 해썹'만 따로 떼내 팔지 않는다"며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으로 작업 일정, 작업 지시, 품질 관리, 작업 실적 집계 등의 기능과 함께 스마트 해썹 기능이 포함돼 있다. 마치 MS오피스에 워드만 필요한데, 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퍼블리셔 등이 포함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 매출이 기껏해야 십 몇억 원 나면서 연 5000만~6000만 원 이익을 내는 영세 식료품 회사들이 스마트 해썹 구축하려고 1억 원씩 투자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 해썹만 따로 떼내 개발했고, 별도 서버 구축없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기반으로 작동돼 월 몇 십만 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유 팀장은 그러면서 "스마트 해썹을 구축하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불시 점검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불시점검 때마다 담당 직원들이 관련 서류 준비 등으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스마트 해썹 도입을 적극 권장했다.

그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스마트 해썹을 추후 일반 자영업자들까지도 염두에 두고 초저가 상품으로 개발했다고 귀띔했다. 유 팀장은 "스마트 해썹을 통해 식재료부터 냉장고 온도까지 철저히 관리,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개발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편 유 팀장은 22년차 국내 식료품 제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전자공학도 출신인 그는 농심 엔지니어로 18년간 자동화 설비개발을 담당했고, 3년 전 CJ올리브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겨 AI, IoT 등 4차산업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팩토리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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