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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세상 '해킹' 위협 막아낸 SKT·비트리…'양자보안' 5년 내 대세

기사등록 : 2020-06-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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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보안기술, 양자컴퓨터 이용한 해킹 막을 '방패'로
스마트폰으로 시작...스마트홈·자율주행차 적용도 기대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 집 밖에서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음은 물론, 펫 전용 폐쇄회로(CC)TV로 외출한 동안 반려동물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살펴볼 수도 있는 세상이다. 앞으로 가전을 포함해 집 전체가 '스마트'해 질텐데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외부인에 의해 쉽게 해킹돼 나도 모르는 새 조종당한다면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편리함만큼이나 위험도 코 앞에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자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양자난수생성(QRNG·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 칩셋 개발은 국내 팹리스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비트리(BTREE)'에 맡기고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회사인 IDQ를 인수했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기술이 처음 적용된 곳은 지난달 22일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A퀀텀'이다. 세계 최초로 양자보안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기기다.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비트리 본사에서 '양자보안 5G 스마트폰 QRNG칩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비트리의 김희걸 CTO(부사장),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이 참석해 QRNG칩의 원리를 설명하고 양자보안 기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빠르면 5년, 양자컴퓨터 이용한 해킹이 일상의 위협으로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비트리 사옥에서 엄상윤 IDQ 한국 지사장이 QRNG(양자난수생성) 칩셋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2020.06.11 nanana@newspim.com

'누가 내 스마트폰을 양자컴퓨터까지 써서 해킹하겠어?'

갤럭시A퀀텀에 적용된 양자암호 기술을 보며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이 일상적 위협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엄 지사장은 "지난 2011년 양자컴퓨팅이 다음 시대를 지배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관련된 투자도 늘어나고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기술개발도 진행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르면 5년, 길면 10년 안에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쉽게 맞닥뜨리는 보이스피싱만큼이나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이 흔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양자컴퓨터를 10대 전략기술 트렌드로 꼽은 바 있다.

현실에서도 해킹과 보안에 관련된 이슈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까지 갈 것도 없다. 국내에서만해도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 해킹이나 클라우드 해킹을 통한 연예인의 사생활 유출과 같은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 지사장은 "'갤럭시A퀀텀'에 적용한 양자암호 기술은 이용자들이 보다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 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시킨 갤럭시A퀀텀은 출시 전부터 평소 보안에 대해 우려해온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부터 6일간 진행된 사전예약 판매량은 이제까지 SK텔레콤에서 출시된 갤럭시A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예약 판매량을 기록했고, 출시 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중저가 스마트폰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등 ICT기술에 관심이 많은 30~40대 남성고객이 전체 사전예약 고객의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SK페이' 등 3개 서비스에만…"양자보안 적용처, 꾸준히 늘릴 것"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비트리 사옥에서 김희걸 비트리 CTO(부사장)이 QRNG(양자난수생성) 칩셋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2020.06.11 nanana@newspim.com

갤럭시A퀀텀을 구매하더라도 현재 양자암호 기술은 ▲간편결제 앱인 'SK페이'의 생체인증 ▲ 국내 최대 통합 인증 서비스인 'T-ID' 이중로그인 ▲블록체인 모바일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까지 총 세 개 앱에서만 위와 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다른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양자암호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의 라인업도 늘려갈 계획이다.

엄 지사장은 "세 가지 서비스에만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한 이유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 출시시점에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SK 오픈 API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 API를 공유했다. 이동통신3사의 사설인증 앱인 '패스(PASS)'에 적용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라 칩셋을 만든 비트리는 자율주행차로의 적용까지 꿈꾸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IoT와 자율주행 분야 인증인 'AEC-Q100 그레이드(Grade) 2'를 획득했다"며 "제품의 안정성 차원에서 충분한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SK텔레콤과 IDQ, 비트리는 이번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QRNG 칩셋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의 격차를 더 벌려나갈 방침이다. 엄 지사장은 "현재 IDQ의 IP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테스트를 비롯해 칩셋 양산까지 약 3년이 걸렸기 때문에 외국의 경쟁사들과 최소 3년이상의 격차를 벌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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