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정부가 돌연 배치 계획 중단을 발표한 육상배치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로 인해 미국과 일본의 방위 협력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지지통신은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 내에서는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에 크게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은 기술적 문제와 비용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미일 안전보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 내에서 배치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향후 미일 방위 협력을 불안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고 부연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의 비핵화가 좌절되고 중국이 꾸준히 군사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지스 어쇼어 배치 무산으로 미국은 아시아 전략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미 국방부에 의하면 중국은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단·준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1170~2490발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중국의 미사일 전력에도 신경을 곤두세워 왔다.
일본에는 현재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포함해 미군 약 5만5000명이 주둔해 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항이 해외에 있는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도 배치돼 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 등 방공 미사일 방어 능력에 투자하면 주일미군의 방어가 강화되고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배치 계획을 중단함에 따라 미사일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미국의 싱크탱크의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릭 세이어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배치 중단은 일본과의 방위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며 "일본의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미 정부 생각만큼 변화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낙담했다.
이번 이지스 어쇼어 문제가 미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등에 대한 무기 수출을 외교 성과로서 과시해 왔다.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라며 "주일미군 주둔 비용 개정 교섭 등에서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남부 데셀바루 공군기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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