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양강도 국경지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대북전단지가 발견돼 보위 당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남한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전단지가 양강도 혜산시 연흥고급중학교(고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5월 초 연흥고급중학교 인근 야산에서 최고존엄(김정은)을 비난하는 정체불명의 적지물자(대북전단)가 여러 장 발견됐다"면서 "산에서 부업농사 일을 하던 군인들이 발견해 도 보위국에 신고하는 바람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5월 국내 한 북한인권 단체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규탄하는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
이어 "대북전단 풍선의 길이는 10미터 가량의 투명하고 두툼한 비닐 박막으로 돼있고 그 안에 최고존엄을 비난하는 글이 적힌 삐라(전단지)들이 들어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 보위국 성원들은 적지물자 매몰 작업을 마치고 현장을 목격한 군인과 교직원, 학생들, 주민들로부터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며 "또한 엄포를 놓아 귀가 시켰으며 당일로 삐라 사건 조사결과를 중앙에 '1호보고'(김정은에게 올리는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들어 당국이 왜 탈북자 규탄집회와 대 남조선 규탄시위들을 벌이며 탈북자들을 비난하는지 알 것 같다"며 "지난 5월 초에 적지 물자와 삐라가 날아온 것을 본 군인들과 주민들은 남조선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양강도 보위국에서는 민심이반 현상을 막느라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지시에 따라 공장기업소 근로단체들과 인민반들에서는 강연회와 학습회를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고존엄을 비난하는 적지물자가 있는지도 몰랐던 주민들까지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들과 삐라의 존재를 알게 돼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께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북전단에 강하게 반발하며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한 상황에서 남북 간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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