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대상에 저비용항공사(LCC)를 제외한다고 못박으면서 LCC 업계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LCC에 대한 추가 지원 방침을 줄곧 밝혀온 만큼 지원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자칫 지원 적기를 놓쳐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항공 업계 등에 따르면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LCC도 코로나19의 직접 영향을 받은 산업군이지만 지원대상에서 벗어났다"며 "기안기금보다는 다른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동원해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은이 LCC 지원을 제외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기업들은 지원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에 직접적인 불만을 내지는 못하지만 내심 불안한 분위기다. 앞서 기안기금에 LCC가 포함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산은이 형평성 이유를 들어 제외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놓자 불안감이 보다 증폭되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기안기금 지원 여부에 대해 계속 얘기가 바뀌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항공업계 전체가 위기인 만큼 결정이 늦어질수록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게를 열어놓고 장사를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힘든 만큼 지원이 시급하다"며 "정책 결정이 늦어져서 지원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의 자금지원이 언제 이뤄질지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처음 기안기금 지원 방침이 나온 이후 두 달이 되도록 지원공고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LCC들은 추가적인 지원이 언제쯤 이뤄질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정부는 LCC가 기안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다른 지원방안을 내놓겠다고 여러차례 얘기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틀 안에서 기업 실정에 맞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운영 중인 회사채 보증 발행(P-CBO)이나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SPV)를 통한 지원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화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기안기금에서 LCC를 제외한다고 분명히 밝힌 적이 없어 기업들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을 텐데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며 "시급하게 정책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기로가 갈릴 수 있다. 재난적 상황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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