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김태훈 기자 =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 시한이 다가왔다. 하지만 협상 마지막 날인 19일에도 여야는 논의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이날 본회의에서 나머지 12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선출하고 원구성을 마친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내 지도부 공백 상태인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결정권은 또 다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돌아갔다. 박 의장이 이날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 구성을 마치고 국회를 정상 가동할지, 아니면 협상 시한을 더 부여해 야당과의 협치에 무게를 실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18 alwaysame@newspim.com |
◆ 입장 확고한 민주당 "모든 상임위원장 선출 마쳐야"
민주당은 이번주 안으로 국회 원구성을 마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대북 대응책을 모색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 위원장을 모두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이같은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영진 원내수석은 "빨리 원구성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의장님께 청했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모든 상임위원장 선출하자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죄 등을 여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있어 야당에서 모든 것을 떠나 이를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렇게 계속 아무런 답이 없는 상황이 대단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협상 주체인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간에도 협상을 위한 논의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역시 협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의장을 찾아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통합당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이후에는 대표들 간 소통이 쉽게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원내수석부대표를 위주로 소통이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2020.06.12 leehs@newspim.com |
◆ 지도부 공백 상태인 통합당 "본회의 참석할 이유 없다"
소통이 단절되면서 통합당 역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의를 표명하고 지역의 사찰에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복귀할 마음이 없다"며 "바뀐 게 있어야지"라며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에 따라 초당적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그것도 그렇지만 우리 없어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우리 없이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나마 소통 창구였던 원내수석 간 논의에서도 진전은 없었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은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6일에 만났지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는 진척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가 사실상 공백 상태인 통합당은 이날 본회의에도 불참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3선 김상훈 통합당 의원은 "법사위를 안 줄거면 다 가져가서 여당이 책임을 지고 한 번 해보라고 하라"면서 "지난번 의원총회에서 그런 원칙을 정했다"고 선을 그었다.
재선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본회의에 참석 여부에 대해 "자기들끼리 한다는데 자기들끼리 하면 되지 않나"면서 "지난 15일 이후 진척된 상황이 아무것도 없다. 원내대표도 없는데 무슨 대화가 되겠나"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6.15 leehs@newspim.com |
◆ 결정권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본회의 강행할까
결국 결정권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달려있다. 박 의장의 의사진행방향에 따라 이날 본회의 개최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시급한 현안 해결을 우선시할 경우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구성 법정시한(8일)을 10일 넘게 넘긴데다, 코로나19와 북한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 점은 박 의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야당과의 협치를 간과할 수도 없다. 만약 이날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치고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장의 임기인 2년 동안 여야 협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금까지도 협상과 양보를 강조해온 박 의장이 여야에 다시 한 번 시간을 주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장실 관계자는 "본회의가 예정되어있는 만큼 열기는 열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고 바로 닫는 경우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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