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미국 기업의 이익률이 추세적인 하락을 연출, 주식시장의 중장기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뉴욕증시에 전례 없는 버블이 형성됐고, 투자자들이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식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권고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현지시각)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헤지펀드 업체 브릿지워터 어소시어츠가 보고서를 내고 뉴욕증시의 잃어버린 10년을 경고했다.
현금에 대한 주식의 수익률을 정당화하는 기업의 이익률이 최근 침체 사이클 이후까지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년간 선진국 기업의 수익성에 가장 커다란 동력을 제공했던 세계화가 이미 정점을 찍었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탈세계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브릿지워터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과 2차 대유행 가능성 역시 지구촌 경제와 기업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상당 기간 해소되기 어렵고, 비용 최적화를 위한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체 인텔과 TSMC가 비용 상승에도 미국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세우기로 결정했고, 이는 기업 수익 구조의 판도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억만장자 투자자 제러미 그랜덤 GMO 설립자도 비관적인 목소리를 냈다. 미국 증시에 기록적인 버블이 형성됐다며 주식 매도를 권고한 것.
그는 이날 미국 투자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부정할 수 없는 경기 침체 속에 뉴욕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트레이드증권을 포함한 온라인 증권사의 신규 계좌 개설이 수 백만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개미들이 주식 매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의미다.
그랜덤은 자신이 투자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뉴욕증시가 네 번째 버블을 맞았다고 판단하고,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신흥국 주식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권고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월23일 저점 이후 40%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위험자산을 끌어올렸다.
그랜덤은 이달 초 자신이 이끄는 GMO가 주식 비중을 크게 낮췄다고 털어 놓았다. 대표 펀드의 주식 비중을 55%에서 25%로 대폭 떨어뜨린 것.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과 관련,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후퇴할 가능성을 경고해 증시 비관론에 설득력을 더했다.
IMF는 구체적인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수 개월간 지속된 경제 셧다운과 더딘 회복을 감안할 때 2분기 성장률이 크게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블룸버그는 팬데믹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축적한 1조달러 규모의 유동성이 앞으로 위험자산의 향방에 결정적인 변수라고 주장했다.
현금 자산의 주식시장 유입 여부에 따라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에 최대 관건이라는 얘기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