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집 장롱에 숨겨둔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어머니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아들 살해 혐의는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허모(42) 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여성 한모 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03.23 pangbin@newspim.com |
이날 허 씨 측 변호인은 "허 씨는 어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범의를 부인한다"며 "허 씨는 당시 술을 마시고 잠에 들려고 한 상태였고, 정신적 문제와 겹쳐 어머니 목을 잡은 것 까지는 기억하는데 그 이후는 기억나지 않아 사망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나머지 공소사실인 아들 살해와 사체은닉, 허 씨에 대한 살인미수 등 혐의는 인정한다고 했다.
반면 한 씨 측 변호인은 "허 씨가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장롱에 시신을 유기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허 씨는 지난 1월 새벽 서울 동작구 자신의 주거지 빌라에서 70세 어머니와 12세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허 씨는 사건 당시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말다툼을 하다 어머니를 살해했고, 술을 마신 뒤 혼자 남을 아들을 걱정해 아들도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장롱에 넣고 은닉하다가 범행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이 사실을 아는 한 씨도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4월 27일 허 씨 형수의 신고를 받고 허 씨 주거지 장롱에서 비닐에 싸여 방치돼 있던 시신 2구를 발견했다. 이후 연락이 두절된 허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같은달 30일 서울 한 모텔에서 허 씨와 한 씨를 붙잡았다.
한 씨는 허 씨의 범행을 알면서 경찰이 허 씨를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가 체포될 때까지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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