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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싱가포르서 金 '제재 해제' 요청에 '열려 있다' 밝혀"

기사등록 : 2020-06-2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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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군사 훈련 중단 논의 없이 즉흥적 결정"
"DMZ 회동도 실질 의제 없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유엔의 제재를 해제해달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조만간 출간하는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전날인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중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련의 내용을 게재했다.

테리 연구원의 트윗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장(chapter)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일을 공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회담장을 떠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 대 행동 접근'(action to action approach)을 따를 것에 동의해 기쁘다고 밝혔다. '행동 대 행동 접근' 방식은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 접근법을 의미한다.

이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유엔 제재 해제가 이어질 것인지를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이와 같은 제재 해제에 열려 있으며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낙관적인 기대로 싱가포르를 떠났다고 전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장에 함께 있던 자신을 포함해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상의한 적이 없으며 현장에 없었던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이를 몰랐으며 한국과 논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방침을 김 위원장에게 내줘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과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과 관련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 전체적인 외교적 판당고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서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힐튼 체크인, 그리고 체크 아웃'이라는 장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다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빅 딜'(Big deal)과 '스몰 딜'(Small deal), '회담장 나가기'(walk away)라는 3가지 결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빅 딜'은 불가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 나가기' 옵션에 대비했다고 서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자가 차기 전에 여자를 차버려라'라는 자신의 철학대로 행동했다고도 비꼬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전하고 '회담장을 떠나는' 옵션이 더 드라마틱해 다른 협상에서 더 많은 협상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담이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 배경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영변 외에 내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완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던 중 DMZ 만남에 대해 운을 띄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 회동을 원한 이유에 관해 볼턴 전 보좌관은 "실질적인 안건은 없었다"며 "그것은 완전히 언론 보도를 위한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정치쇼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과 국가의 이익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도 꼬집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3번째 정상회담을 요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면서 누가 절실히 만나고 싶었는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것은 말하고 있는 사람, 즉 트럼프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은 4개 정부가 연속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 확산 위협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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