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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계약서 쓰자"...전입 의무기간 피하려는 매수자들 '조바심'

기사등록 : 2020-06-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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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까지 계약서 쓰고 계약금 납부해야 종전 규제적용
무주택자까지 규제 대상에 넣어 과도한 이주 규제란 지적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거래 가계약만 쓰고 다음달 본계약을 하기로 했던 매수자들이 '6·17 대책' 발표로 계약일을 당겨 달라고 성화네요. 이달 30일까지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넣어야 전입 의무기간이 종전 규제로 적용되니까요. 가계약 없이 바로 계약금 넣겠다는 매수자도 적지 않습니다."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A 공인중개소 사장)

아파트 매입에 나선 매수자들이 바빠졌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대책으로 전입 의무기간이 크게 단축됐기 때문이다. 개인적 사유로 바로 입주하기 어려운 매수자들은 종전 규제를 적용받기 위해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 이달 말까지 계약서 쓰고 계약금 넣어야 종전규제 적용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전입의무 기간의 규제가 한층 강화되자 아파트 계약을 서둘러 이달에 끝내려는 매수자가 늘고 있다.

현행 규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는 경우 1년 내 계약한 주택에 전입해야 했다. 조정대상지역은 기준이 2년 내다. 이번 대책으로 모든 규제지역에서는 주담대를 받았다면 6개월 내 전입해야 한다. 아파트 매입 이후 전세로 한차례 활용한 뒤 입주할 수 있었던 기회도 사라진 셈이다.

일산동구 A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 지역이 비규제지역에서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가계약 중인 매수자들이 이달 중 집주인과 계약서를 쓰겠다고 요청하고 있다"며 "매도자 입장에서는 잔금일이 바뀌는 게 아니고 딱히 피해를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입의무 기간이 상당히 단축돼 개인적인 사유로 당장 입주가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주담대를 받기도 힘들어졌다"며 "규제지역 편입에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주택 거래량이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양시는 작년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가 이번에 다시 대상지역에 포함됐다.

경기도 구리 인창동 성원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구리시가 그동안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주담대 받아 주택을 매입하면 2년 안에 전입하면 됐는데 이번 대책으로 전입의무기간이 6개월로 단축됐다"며 "일단 1년 6개월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내달 계약키로 했던 매수자들이 대부분 계약일을 앞당기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규제를 안 받다가가 규제지역으로 편입된 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다수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17대책 이전 종전 규정을 적용받으려면 오는 30일까지 계약금을 줬다는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 또는 이날까지 대출 신청접수를 끝내야 한다. 가계약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주담대 회수뿐 아니라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보금자리론에는 전입 의무 기준이 없었으나 3개월 내 전입 및 1년 이상 실거주를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생겼다. 이 또한 위반하면 대출이 즉각 회수된다.

◆ 무주택자도 규제 대상...과도하단 지적도

이른바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는 읽히지만 주거 이동의 자유를 상당히 억압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 육아 등의 이유로 6개월 내 입주가 어려운 주택 매수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무주택자까지 유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규제지역에서 일괄적으로 전입 의무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는 건 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무주택자들에겐 투기세력과 달리 다소 완화된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자나 실소유자들에 규제를 완화해 내집을 마련하는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이번 대책에는 규제가 강화되는 방안이 다수 포함돼 자가 이전 장벽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 청약시장 풍선효과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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