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작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은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강경 행보를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추가 도발에 비례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6.17 |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미 안보 동맹이 충분히 높은 수준의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개별 병사로부터 국가 지도부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준비태세를 확실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 실험을 유예하고 있는 현 상황은 긍정적이고 유지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실험 재개를 부추기거나 촉발하지 않는 선에서 최고의 잠재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미군과 한국군 고위급 지도자의 판단에 따라 획기적이고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러나 만일 북한이 ICBM이나 핵무기 실험을 재개한다면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매우 파괴적 군사 공격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바라지만, 이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마다 보여온 북한 특유의 불만 표출 방식"이라며 "북한이 과거에 그랬듯이 치명적 도발에 의지할 위험이 있으니, 한국과 미국은 이런 상황에 대비한 고도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상당한 정도의 비례적 군사 대응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최근 이어지는 북한의 강경 행보를 '도발'로 규정하고, 축소된 연합훈련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먼 전 사령관은 "이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할 때"라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비무장 지대 내 경계병 배치는 (남북 간) 포괄적 군사 합의에 대한 위반이자 매우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철통같은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최근 행동은 명백한 도발"이라며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모든 도발에 대한 동맹의 준비태세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협상하지 않을 것이고 협박과 도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북한의 의도를 보여준다"며 "우리가 이런 전술에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연합사령관과 한국 합동참모의장이 현장 상황에 맞춰 긴밀히 협력하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한다"면서 "동시에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각 정부 외교 부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