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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北, 각본 따르다 역효과 우려돼 군사행동 '잠시 멈춤'"

기사등록 : 2020-06-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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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의도에 대해 외신은 경제적 양보를 얻기 위해 계산된 각본에 따라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각자의 역할을 연기해 오다 역효과를 우려해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을 인용, 김 위원장이 외교적 대화 의지를 다시 표시하며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려고 하자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 다가와 펜을 건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문가들은 국제 제재와 코로나19(COVID-19) 등으로 경제난이 극도로 심화된 북한은 현재 어떠한 도움이든 환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보다는 문재인 정부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얻는 것이 더욱 쉬울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한 미국에서 한미연합훈련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등 최근 북한의 도발이 한미 사이를 균열시키기는커녕 더욱 밀착하게 하는 역효과를 초래하는 양상으로 흘러가자 태도를 바꾼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최근 도발이 원치 않는 군사적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교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기 위해 태도를 전환한 것이라는 안보 분석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정성창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WP에 "북한의 도발이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적 자산의 한반도 배치로 이어지면 북한은 수세에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도발을 지속해 오면서도 문 정부가 대북 전단지 살포를 엄중히 다루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서자 이를 충분한 양보를 얻었다고 보고, 추가 도발로는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의 서울 특파원 로라 비커는 "벼랑 끝 전술을 다시 구사하는 북한이 각본대로 움직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비커 특파원은 북한이 군사조치 계획을 발표했을 때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언급에 주목하며, "결국 김 위원장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비커 특파원은 향후 한국 및 미국과의 대화에 앞서 김 위원장이 '착한 경찰', 김 부부장이 '나쁜 경찰' 역할을 맡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전했다.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김 부부장이 지도력을 과시했지만 여전히 결정권자는 김 위원장이고, 이제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김 위원장이 관대한 지도자로 등장해 내부 선전용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비커 특파원은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군사행동은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며, 현재로서는 문재인 정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지만 한반도는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는 논평을 남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를 인용, "도발이 '잠깐 멈춤' 상태지만 북한은 외부 공격을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언제든 군사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즐리 교수는 "북한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보다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비대칭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인 수 킴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FT에 "군사행동 보류는 북한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북한은 도발 후 긴장을 완화해 상대에게 '숨쉴 틈'을 주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결코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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