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통일부는 24일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를 결정한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북한 매체의 (예비회의 개최)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그러면서 "남북 간 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사진=뉴스핌 DB] |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이날 새벽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그러면서 "예비회의에서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 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했다.
북한이 언급한 대남 군사행동은 총참모부의 일명 '4대 군사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 병력 진출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감시초소(GP) 복원 ▲대남전단 살포 등이다.
북한이 지난 9일 남북 통신선 차단과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초강수'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예비회의 결정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는 것을 피하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는 화상회의로 개최됐다. 단 북한 매체들은 화상회의 개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주재했다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 보도 기준 김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화상회의가 어떻게 개최됐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통일부는 북한이 예비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여 대변인은 "과거에 보도된 적이 없기 때문에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대남 군사계획을 보류했지만 '국가 전쟁억제력 강화를 위해 여러 문건을 연구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한편 북한은 대남 군사계획 보류 결정 이후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고 대외선전매체의 대남비난 기사를 일괄 삭제했다.
여 대변인은 이 중 북한 대외선전매체에서 비난 기사가 삭제된 것과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다만 삭제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분석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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