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월가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두각을 나타내자 주식 트레이더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대선 결과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보다 대선에 더욱 강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각) 미국 금융시장 곳곳에 11월 대선을 둘러싼 파장이 일어났다. 뉴욕타임스(NYT)의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50%에 달하는 지지를 얻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6%로 커다란 격차를 벌이며 뒤쳐졌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 이상 일제히 급락한 것은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급증 이외에 대선 리스크가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CNBC의 진행자 짐 크래머는 "이날 주가 급락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다"며 "자본주의에 대해 친화적이지 않은 인물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상에 주식 투자자들은 난색을 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세금 인상을 포함해 기업 수익성과 주가를 압박하는 정책을 쏟아낼 여지가 높다는 관측이다.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백악관을 차지하면 법인세가 28%로 상승, 2021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 전망치가 170달러에서 150달러로 대폭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간 스탠리 역시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차기 대권을 잡으면 주식시장은 반기업 정책 리스크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뉴욕증시의 장기 강세장을 주도한 동력이라는 점에서 월가는 강한 경계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간 거래 규모 6조6000억달러의 지구촌 외환시장도 미국 대선 영향권에 진입했다. 다만, 주식시장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양측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11월과 12월물 외환 옵션이 10월물에 대해 프리미엄에 거래, 지난 2016년 상황과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엔화 변동성은 11월은 물론이고 2021년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몬트리올 은행의 그렉 앤더슨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환시 트레이더들이 11월 대선의 재검표가 실시되는 등 정치권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RBC 캐피탈 마켓의 조사에서 투자자들은 코로나19 2차 팬데믹보다 대선 결과를 더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7명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75%의 응답자가 대선을 2차 팬데믹보다 결정적인 시장 변수로 꼽았다.
또 60%의 응답자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가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65%의 응답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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