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산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명확히 해야 계약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현산 측은 거래종결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조만간 러시아의 인수결합 심사가 발표되면 산은과 현산의 입장 차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5일 "앞으로도 현산이 인수 의지를 명확히 밝혀야만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며 "일단 만나서 협상을 해야 진척이 있을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지난 17일 최 부행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현산이 협상에 나선다면 여러 조건을 재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현산의 인수 의지와 대면협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넘도록 현산 측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산은에서도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산은 지난 9일 '인수 원점에서 재점검을 요구한다'고 서면으로 밝힌 뒤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인수결합심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현산의 명확한 입장을 알고 싶다"고 전했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 일자는 이달 27일까지다. 다만 러시아의 인수결합심사가 아직 나오지 않아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앞서 산업은행이 '일정기간'을 언급했던 만큼, 결합심사가 나온 뒤 한달 정도가 산업은행이 정하는 데드라인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산의 인수의지에 대해 산업은행이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을 오래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7월 말까지 회사채와 유동화증권 750억원어치가 만기도래하는 상황인데, 시간이 끌릴수록 채권단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현산은 "러시아의 기업결합승인이 완료되더라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선행조건(계약상 진술 및 보장의 진실성, 확약과 의무의 이행 등)이 충족되지 않으면 당사의 거래종결 의무는 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IB업계에서는 산은과 현산의 입장차이가 큰 만큼 쉽게 합의점에 이르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러시아 심사 연기를 핑계로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산 입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적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원만한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산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해 주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현산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8%를 3228억원(1주당 4700원)에 매입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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