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 17일 A씨는 기업공개(IPO) 대어급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을 위해 주관사인 SK증권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했다. 상장 주관사 가운데 SK증권이 인지도가 낮을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지인들로부터 주식 배정물량이 가장 많은 NH투자증권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22일 비대면으로 NH투자증권 신규계좌를 개설하려했지만 20일 영업일 이내(공휴일 포함시 한달) 1개의 증권사 신규계좌 개설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신규계좌를 만들지 못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초보 투자자들의 증권사 신규 계좌 개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이 323.0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주 청약 신화를 다시 쓰면서 앞으로 있을 공모주 대표·공동주관사 증권 계좌 개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증권사마다 20일 영업일 이내 계좌개설 가능 여부가 제각각이어서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증권사는 계좌개설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비대면 계좌개설은 제한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은 다른 증권사 계좌개설 이후 20일 영업일이내 신규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반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은 원칙적으로 20일내 비대면 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다. 다만 투자자가 급여이체 및 재직증명서, 주식거래내역서 등 계좌개설 목적 증빙서류를 영업지점에 가져가면 신규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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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지난 2011년부터 보이스피싱과 대출사기, 자금세탁 등 금융범죄에 사용되고 있는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단기간 다수 입출금 계좌 개설 제한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 등 금융계좌 통틀어 입출금 계좌는 20일 업일내 1개만 개설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 제한 방침은 증권사에 대한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다 보니 투자자의 개설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는 신규 계좌개설이 가능하도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마다 20일 이내 신규 계좌개설 가능 여부가 다른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감원의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고 주식 계좌 개설 확인서 금융거래 목적을 주식매매로 체크한다면 20일 이내에도 개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도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20일 영업일 이내 신규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나 예외사항으로 급여이체나 재직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가지고 지점을 방문하면 계좌개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증권사마다 단기간 중복 계좌개설 가능 여부가 다르다 보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증권사 모바일 앱으로 계좌개설을 시도하다 안되면 영업지점에 직접 전화를 걸어 계좌개설 여부를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등을 위해서라면 미리 일정 등을 파악해 주관증권사 계좌를 미리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며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를 쓰면 예외적으로 해주기도 하는 등 증권사마다 규정이 달라 가능 여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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