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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하드 은닉한 PB, 1심서 유죄…정경심 재판 여파는?

기사등록 : 2020-06-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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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정경심 지시로 하드 숨겼다"…정경심이 '공범' 인지는 판단 안해
정경심, 교사범인가 공범인가…공범이면 현행 법상 처벌 불가능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교수의 지시를 받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숨긴 '재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김 씨가 정 교수와 '공범'인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정 교수의 유·무죄 판단은 정 교수 재판부에서 최종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26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김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개시될 사정을 알게 되자 하드디스크와 컴퓨터 본체를 은닉하는 대담한 범행을 저질러 국가의 형벌권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시로 정 교수의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일가의 자산관리인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김경록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06.26 dlsgur9757@newspim.com

재판부는 김 씨가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사정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능동적으로 범행을 한 사실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해 8월 31일 정 교수에게 하드디스크 3개를 받을 당시 "없애버릴 수도 있다. 해드릴까요?" 라고 했고, 정 교수는 "이 하드에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있으니 잘 간직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이 판사는 "은닉한 컴퓨터 본체 및 하드에서 정 교수에 대한 형사사건 관련 주요 증거가 발견된 점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은닉한 하드를 임의제출 했고, 컴퓨터 본체 또한 정 교수를 통해 임의제출 했으며 본체에 있는 전자자료 삭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참작 사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정 교수의 형사재판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지난해 정 교수를 기소하면서 그가 김 씨와 함께 경북 영주시 동양대 사무실에 가서 본체를 들고 오도록 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라고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교사 범행을 공소사실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날 김 씨 재판부가 정 교수와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결국 해당 혐의 처벌 가능성은 정 교수 사건을 심리하는 같은 법원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에서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6.25 dlsgur9757@newspim.com

앞서 25-2부는 검찰에 정 교수와 그의 남편 조 전 장관이 청문회 정국에서 사모펀드 횡령 범행을 숨기기 위해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허위 해명자료를 만들도록 한 혐의에 대해 공범인지 교사범인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도록 도움을 청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지만, 자기 자신과 그 직계 가족의 범행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처벌되지 않는다. 만일 재판부가 정 교수를 김 씨에게 하드디스크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사람으로만 보면 정 교수는 처벌 받게 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증거를 인멸했다고 본다면 정 교수는 해당 혐의로 처벌받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한 법관 출신 변호사는 "김 씨는 정 교수의 지시 여부와는 별개로 증거인멸 범행을 한 직접적인 행위자라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라며 "정 교수가 현장에 같이 있었다면 공범의 유력한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평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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