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을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이 논란이 일자 "문제는 검언유착이다.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고 맞받아쳤다.
추 장관은 지난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을 저격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이냐"며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06.25 leehs@newspim.com |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5일 공수처 설립추진단 공청회에서 "올바르고 공정한 검찰권을 행사한 적이 있었느냐"고 일침을 가한 데 이어 다음 행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대상 강연에선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렸다.
'지휘랍시고', '지시를 어기고 절반은 잘라먹었다'라는 표현까지 썼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향해 이 같은 표현을 쓰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해 "저는 대검 감찰부에서 하라 그랬는데, 대검 인권부가 총괄해서 보라고 이렇게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의 작심 비판에 대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찰총장도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급) 직책인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저렇게 과도한 말이 오가는 것을 처음 본다"며 "인성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추미애 장관의 돌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이와 관련 "같은 당 선배 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편한 자리에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엄숙주의를 기대한다면 그 기대와 달랐던 점 수긍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그 품격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자신이 윤 총장에게 내린 지시 공문이 법률상 지휘로 볼 수 있는 문서가 아닌 장관 명의의 단순 공문 형식이었다는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장관의 지휘는 여러 차례 있었다. 공문으로도 하고 기관 간의 존중을 고려해 공문에 다 담기보다 전화로 보완 설명도 했다"며 "단순 공문이므로 지휘라 볼 수 없다는 언론의 이상한 지적의 의도를 헤아리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마지막으로 검찰과 언론을 동시에 겨냥한 비판했다. 추 장관은 "검사는 기획수사를 하고 수감 중인 자를 수십 수백회 불러내 회유 협박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재판받기도 전에 이미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이제까지의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썼다.
또 "그동안 언론은 특정 검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검사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해왔다. 그런 여과 없는 보도 경쟁이 예단과 편견을 생산하고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인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며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검사가 없다고 언론의 단독과 특종이 불가능하지 않다. 과거의 관행과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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