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을 본격 개시했다. 홍콩으로의 방산 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홍콩의 미국산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부터 미국은 홍콩에 대한 방산 물자 수출을 중단했다며, 앞으로 홍콩으로의 이중용도(dual-use) 기술 제품 수출도 종료하는 조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용도 기술은 민간 및 군사적 용도를 모두 지닌 기술을 뜻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기로 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그 영토(홍콩)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 이후 미국 상무부는 수출 허가 절차 예외 등 홍콩에 대한 우대 조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어 다른 우대 조치의 박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상무부의 수출 허가 절차 예외를 적용받아 홍콩으로 수출된 미국산 물품 규모는 4억3270만달러(약 5200억원)다. 대부분 암호화, 소프트웨어, 기술 제품과 관련이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국은 반도체 등 자국의 중요한 민간 기술이 다른 국가에서 군사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수출 상대국·지역의 투명성과 무역 제도에 따라 수출 관리를 구분하고 있다.
미국은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른 수출 대상지로 간주한다. 따라서 홍콩에 첨단기술 제품을 수출할 때 중국 본토보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정부의 발표로 향후 미국 기업이 홍콩으로 제품을 수출할 때는 중국 본토와 같은 엄격한 규제가 부과된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일부 첨단기술 제품은 아예 수출할 수 없게 되거나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추진을 강행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지난 26일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 보안법과 관련, 중국 공산당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특별 대우를 추가로 박탈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비자 제한 조치와 관련, 중국도 동일하게 응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은 홍콩 문제와 관련해 악질적 언행을 한 미국인에 대해 비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제재를 부과해 홍콩에서 국가 안보를 지키려는 중국의 법제화 노력을 방해하려 하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8일부터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 회의에서 홍콩 보안법 초안이 심의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보안법은 회의 마지막 날인 30일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홍콩 보안법이 이르면 내달 1일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8월보다 빠른 시점이다.
7월 1일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23년이 되는 날이다. 상무위에서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면 홍콩 정부가 기본법(헌법 격)의 부칙에 이 법을 즉시 삽입해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보안법은 중국이 홍콩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홍콩 내 분열과 정권 전복, 조직적인 테러 활동, 외부 세력에 의한 내정 간섭을 금지하고 홍콩에 국가 안전보호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5.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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