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불리는 SK바이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3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린 가운데, 환불 자금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서는 일괄적으로 환불된 자금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머물며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지난해 열린 'SK그룹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 모습. 2020.03.12 dlsgur9757@newspim.com |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29일 기준 총 46조8439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는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으로 통한다. 예탁금은 지난 26일에는 50조5095억원으로 집계되며 사상 처음 5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초(1월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29조8599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미끄러진 지난 3월에는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또 지난 25일 예탁금은 46조3392억원이었는데, 하루 만에 4조1702억원이 유입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선데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뭉칫돈이 주식시장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청약 이슈로 투자자예탁금에 자금이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예탁금이 4조원 넘게 증가한 26일은 SK바이오팜의 증거금 환불일과도 일치한다. 지난 24일 마감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일반 청약에는 30조9889억원 규모의 증거금이 모였다. 이는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최고 기록(30조635억원)을 경신한 규모다.
청약 첫날인 23일과 마지막 날인 24일에 각각 6조원, 25조원 가량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약 마지막 날에는 국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하루 만에 약 10조원이 빠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23일 기준 56조9936억원에 달했던 CMA 잔고는 24일 46조8517억원으로 축소됐다. CMA 잔고가 40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청약 증거금 중 주식에 배정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0조원 가량은 지난 26일 일괄적으로 환불됐다. 업계에서는 증거금을 환불받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남아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금액은 공모주 시장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26일 진행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개발 업체 신도기연의 공모주 청약에는 1조9864억원의 증거금이 모집됐으며, 같은 기간 청약을 실시한 의약품 전문 제조사 위더스제약에도 2조7500억원이 몰렸다.
윤혁진 SK증권 중소성장기업분석팀장은 "SK바이오팜 환불금 중 일부가 공모주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며 "상장주식 매매에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IPO 기대주들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에도 SK바이오팜에 몰렸던 뭉칫돈이 증시에 머물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빅히트는 지난달 28일,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 밖에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이 IPO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윤 팀장은 "빅히트,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에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계속 CMA에 보관해둘 가능성이 높다"며 "(SK바이오팜에 몰렸던) 자금이 주식시장 주변 대기 자금으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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