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농업성이 평양시민들에게 남새(채소)를 공급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시의 간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김재룡 내각총리가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농업성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를 한 이후 농업성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여름철 북한 농촌지역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최근 김재룡 내각총리가 임명된 후 처음으로 농업성을 지적했다"며 "김 총리는 '평양시에 대한 남새 공급문제는 수도 시민에게 남새를 공급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전에 원수님의 방침과 지시를 철저히 관철해내는가 못하는가의 문제'라며 농업성 간부들을 추궁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달 27일 농업성은 토요학습도 전면 중지하고 평안남도와 황해북도, 황해남도 등 평양시 남새보장 단위 농장들에 해당 간부들을 보내 현장 요해(조사)사업에 나섰다"며 "현재 농업성은 관계부처들과의 연계 아래 남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양수장 건설과 관수체계 복구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토의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평양시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은 "지난달 '평양시에 대한 남새 공급을 7월부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보장하라'는 농업성 지시 이후 여름철 남새농사가 잘 된 농장을 중심으로 중앙의 주요 기관들과 평양시 공장 기업소들에 대한 남새 배정사업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하지만 지방의 남새농장들에서는 가물(가뭄)과 비료, 전기부족으로 여름철 남새농사가 신통치가 않다"며 "농장 간부들은 지원해주는 것도 하나 없이 무조건 평양시 남새 공급계획량을 늘리라고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가라며 농업당국의 지시에 반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의 특권층과 돈주들을 제외한 시민들이 남새 부족으로 채소를 먹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이미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시작된 평양시의 남새부족 현상이 이제 와서 누구의 말 한마디에 해결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