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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미군 살해 사주 정보 인지했지만 보고 안 받았다? '진실 공방'

기사등록 : 2020-07-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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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일일 보고 구두 확인한다" 말 바꿔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트럼트 인지·무인지 모두 문제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러시아 정보기관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첩보를 보고 받지 못했다고 부인하는 가운데, 백악관이 처음엔 전혀 몰랐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꿔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바꾸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26일 (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통해 지난 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서면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첩보를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백악관은 NYT 보도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월 28일 트위터에서 "누구도 나에게 얘기하거나 보고한 적이 없다"면서 "공화당원을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NYT의 가짜뉴스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보고 받은 적 없다"...언론들 "일일 보고 올렸으니 봤을 것"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살해 사주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피 탈레반과 군인들에게 미군 살해를 사주하고 포상금을 지급했다는 정보 보고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NYT를 비롯해 CNN과 AP 등 주요 매체에서 계속해서 나오면서 진실 공방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복수의 정보통을 인용해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2019년 초 러시아가 미군 살해를 사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인지했으며, 해당 내용이 대통령 일일 보고에도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또 CNN은 "러시아군 정찰총국(GRU)이 미군 살해를 위해 포상금을 지급하려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여러 정보가 올해 봄에 브리핑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미 당국이 러시아와 탈레반 간 자금이체 전산 데이터를 입수해 러시아군 정보기관의 은행 계좌에서 탈레반 쪽으로 거액이 빠져나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자료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조직이 탈레반 측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를 사주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거로 보고 있다.

이렇게 관련 정보와 진술이 계속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피해를 알고도 러시아와 외교 관계가 악화하거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묵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백악관에 설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30일 기자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일일 보고(President's Daily Briefing, PDB)를 읽기는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은 정말로 (보고서를) 읽고, 또한 구두로 정보들을 받아들인다"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관해서라면 이 지구상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 백악관 "대통령 보고서 읽는다"...WP "부정적 보고는 읽거나 듣는 것도 싫어해"

[워싱턴=로이터 뉴스핌] 박진숙 기자=케일리 맥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2020.07.01 justice@newspim.com

매커내니 대변인은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내용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내용을 보고받았다면서 "이 첩보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일일보고'라고 말하는 PDB를 트럼프 대통령이 읽었는지, 읽고도 모른 척하는지, 아니면 정말 읽지 않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내용이 PDB에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읽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일 서면 정보보고서를 꼼꼼히 읽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는데, 서면이 아닌 대면 브리핑만 보고라고 여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과 2월, PDB에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이를 묵살하고 늑장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PDB를 읽지 않았으며, 일주일에 2~3번 있는 대면 보고조차 못 견뎌 했다고 한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은 "러시아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를 듣고 싶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해 참모들이 보고를 꺼렸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정보기관이 취합한 첩보 가운데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해 엄선하고 요약해 보고한 내용을 대통령이 거들떠보지 않은 것이 되므로 문제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 국면에서 정보당국 등의 경고를 묵살하고 심각성을 평가절하한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PDB를 읽었다고 해도 문제가 된다. 백악관 측은 PDB가 공식 보고 사항은 아니라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PDB가 나오면 읽는다고 뒤바꿔 말한 바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PDB를 놓치지 않고 계속 읽는다면,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등을 PDB로 파악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justi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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