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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5G폰, LTE요금제로 가입하세요"...휴대폰 판매점 '편법변경' 활개

기사등록 : 2020-07-0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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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5G 요금제 3개월만 쓰면 LTE 요금제로 변경 가능"
지금은 가능하지만...통신사 정책변경시 편법변경 고객 피해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3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A 휴대폰 판매점. 판매원과 5세대(5G) 이동통신 휴대폰 상담을 진행했다. 기자가 "5G폰을 사고 싶은데 요금제가 너무 비싸서 고민"이라고 말하자 판매원은 별 것 아니라는 듯 답한다. "5G폰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가입할 수 있어요!"

예상치 못한 답변에 "추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기자가 우려하자 판매원은 "손님은 전혀 문제가 없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리점에 피해가 가지 고객에겐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한 휴대폰 판매점들에선 5G폰을 판매하기 위해 LTE 요금제로 가입을 유도하는 판매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강남역 휴대폰 판매점 3곳 중 3곳 모두 "5G폰을 쓰고 싶지만 높은 요금제가 고민이다"라는 기자의 말에 'LTE 요금제'를 추천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3일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 있는 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2020.07.03 abc123@newspim.com

B 휴대폰 판매점의 판매원은 "5G폰을 사서 3개월만 5G 전용 요금제를 유지하면 3개월 후 대리점에서 LTE 요금제 변경을 위해 판매점에 내방하라는 문자를 보내준다"면서 "그 때 점포를 방문하면 간단하게 LTE 요금제로 변경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매원은 3개월 동안 원래 8만9000원 이상 5G 요금제를 써야 하는데 5만5000원의 요금만 내고, 그 차액을 3개월 동안 판매점에서 불법지원해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도 했다.

현재 이통3사는 정책적으로 소비자들이 5G폰으로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단, 대리점과 판매점에선 편법적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우선 5G폰을 구매해 5G 요금제를 가입한 후 이 요금제를 3개월간 유지한다. 5G폰을 구매할 땐 해당 기종 5G폰에 대한 지원금을 받는다. 그리고 3개월 후 고객이 LTE 요금제로 변경을 원할 경우, 판매원은 고객 5G폰에서 유심칩을 꺼내 이것을 LTE폰에 끼운다. 그리고 해당 통신사의 고객센터로 전화해 LTE폰인 척 LTE 요금제로 변경하고, 이후 유심칩을 원래의 5G폰으로 갈아 끼운다.

편법 변경이 가능한 통신사는 SK텔레콤과 KT.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3가 모두 LTE 요금제로 편법변경이 가능했는데, 어느 순간 LG유플러스는 정책적으로 차단시켜놨다"면서 "LG유플러스의 경우 판매점에서 변경시키려고 해도 대리점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판매점들의 '편법변경'이 이어지는 이유는 5G폰에 대해 통신사와 소비자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LG전자의 LG벨벳 등 올해 상반기 출시된 프리미엄폰은 모두 5G용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5G폰을 많이 팔고, 5G 요금제 유도를 통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LTE폰 보다 5G폰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선 5G망이 제대로 깔리지 않아 5G폰을 사도 5G망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이통3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5G 투자 및 인프라 확대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어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는다는 5G 가입자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통신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휴대폰 판매점은 최대한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우선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많이 쏟아내는 5G폰에 고객 가입을 유도하고, 이후 고객 요구에 맞춰 편법적으로 LTE 요금제로 변경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차후 SK텔레콤, KT 등 통신사가 정책을 변경해 5G폰의 LTE 요금제 편법 변경을 원천 차단시킬 경우다. 이 경우 3개월 이후 LTE 요금제로 변경할 생각으로 5G폰에 가입한 가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의 5G 요금제를 유지할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폰으론 5G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서비스 활용 측면에서 5G폰에 맞춰 5G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그만한 명분이 있는 것"이라며 "5G폰으로 LTE 요금제를 적용시키고 유도한다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휴대폰 판매점 측은 5G폰을 사도 100% 5G망을 사용할 수 없는 현 시점에, 통신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통신사 측에서도 5G폰의 LTE 요금제 적용을 가능케 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명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 회장은 "LTE 요금제가 적용되는 것은 통신사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데 통신사들이 시스템적으로 막아놔 판매점 입장에선 편법적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용자가 LTE 요금제를 못 쓴다고 했을 때 5G가 잘 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고객 입장에선 5G폰에 5G 요금제만 고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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