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청와대는 5일 "국정원장 후보자로 박지원 전 의원이 낙점된 것은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으로 알고 있다"고 "과거보다 미래 중시, 과거의 일에 개의치 않았다는게 이번 인사로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깜짝 발탁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 후보자 인선경위에 대해 "박 후보자의 경우 다양한 경로로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국가안보실장이나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은 콕 집어 역할을 특정·한정할 수 없지 않나. 박 후보자의 경우 어떤 역할로 추천이 왔는지 알 수 없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원장 후보자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의 과거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지난 일은 개의치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며 "결국 문 대통령은 선거 때 일어났던 과거사보다는 국정과 미래를 생각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이던 지난 2003년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2015년 2월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친노 패권주의'라고 비판했었다.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박 후보자는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지내며 공개회의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없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부분을 (문 대통령이)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라며 "박지원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겠다'고 한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3일 인사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박 후보자가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시기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을 폭파하며 대남공세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이후로 지난달 17일 문 대통령과 외교안보 원로들과의 오찬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찬에는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이 참석했다.
이 관계자는 "원로 오찬이 박 후보자 내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며 "박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시기가 공교롭게 그 무렵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발표까지 보름 가까이 인사 보안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1등 공신은 박지원 후보자 본인"이라며 "본인에게 언론 취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전혀 새어나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내부에서 어느 수준까지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아시는 분이 많지 않았던 걸로 안다"며 "내부 보안도 철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외교안보 원로들과의 오찬 이후 문 대통령과 따로 면담을 가졌느냐는 질문과 단수 후보였느냐는 질문에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 안보실 추속 인사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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