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부동산정책에 대해 7일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공적인 권력을 가지고 대다수 국민들의 사적 영역에 대해 규제하고 개입하고 권력을 행사하려면 (공적 영역에서도) 손이 깨끗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위공직자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주식을 대리인에게 맡기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백지신탁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를 부동산 정책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 kilroy023@newspim.com |
원 지사는 특히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나 고위공직자들이 약속한 대로 집을 팔아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본격적인 내 집 마련,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논의들이 초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지난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후보들과 함께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를 할 때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공개적으로 질문한 내용"이라며 "(부동산 백지신탁제도의 경우)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초당적으로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미 약속을 했던 것인데 지금까지 정권을 거쳐 오면서 해결이 안 되고 질질 끌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백지신탁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이는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첫 단추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부터 '강남불패'의 신호에 따라 살고 있다"며 "부동산 문제 해결을 커녕 그 해결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자격 시비가 생기고 있다"고 일갈했다.
원 지사는 특히 '586 운동권' 세대가 위선에 젖어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은 문자 메시지로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게 목표라고 했다"며 "장하성 전 정책실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도 도덕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부동산·교육제도를 건드리지만, 정작 자신들은 정반대의 원리로 살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양도세) 강화를 골자로 한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로 발표될 부동산대책에는 지난해 12·16 대책과 6·17 대책에 담긴 방안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종부세 최고세율 과세표준(과표) 구간 하향 조정, 종부세 기본공제액 축소 등의 방안이 검토 선상에 올라있다.
원 지사는 "세금은 공정과세, 세원 확대를 위해 부동산정책과 관계 없이 해야 되는 것"이라며 "문제는 부동산값을 잡는 정책수단으로 쓸 때는 부작용이나 엉뚱한 문제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공급 확대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 부동산 소유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부동산신탁회사 앞으로 신탁 등기하고, 신탁회사가 수탁받은 부동산을 소유자를 대신해서 관리·개발·처분하는 제도를 말한다. 부동산 소유자가 고위공직 등 공적 영역에서 업무를 볼 때, 그 지위를 이용해서 수익을 얻지 못하도록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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