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고(故) 김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체육계 폭행·가혹행위에 대해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철저한 조사를 통한 처벌, 실질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체육계 폭행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할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5일 춘추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문 대통령은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식과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극복을 위해 스스로 흘리는 땀방울은 아름답지만 훈련에 가혹행위와 폭행이 따른다면 설령 메달을 딴다하더라도 값진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숙현 선수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포츠 인권을 위한 법과 제도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며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수영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스포츠 인권 문제를 직접 챙길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최 차관은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이번 사태 관련 경위를 보고받고 강력한 후속조치를 주문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