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일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전날 비건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건 부장관은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등 일행과 함께 군용기를 타고 이날 오후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치고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
지난해 12월 방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한국을 찾는 비건 부장관은 첫 날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후 8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예방을 시작으로 한국측과 협의에 나선다.
강 장관을 만난 후에는 조세영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한미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주요 양자 현안은 물론 역내·글로벌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나 미국이 추진하는 주요 7개국(G7) 확대, 경제번영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등 한미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비건 부장관은 이어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미워킹그룹 운영방안과 개선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양측은 한반도 정세 평가 공유 및 상황 안정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협의 후 약식 브리핑을 할 예정인데 한반도 상황 악화를 막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상견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의 면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건 부장관의 대북메시지가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이날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설을 재차 부인하며 문재인 정부의 북미 간 중재자 역할 노력을 폄하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권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 만 습관 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정신나간)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며 "점점 더 복잡하게만 엉켜 돌아가는 조미관계를 바로잡는다고 마치 그 무슨 해결사나 되는 듯이 자처해 나서서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과 도쿄를 방문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조율을 강화하고 다양한 양자 및 세계적 사안들에 대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두 나라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미국 주요 인사가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 정부 방침에 따라 미국에서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하고 입국시 검사와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예정이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