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검찰총장은 좌고우면 하지 말고 장관 지휘를 신속히 이행하라. 내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을 향해 '24시간 데드라인(deadline)' 최후통첩을 보냈다. 자신의 수사지휘에 여전히 침묵중인 윤 총장에게 답변 시한을 9일 오전으로 못박았다. 윤 총장이 최후통첩 시한에 맞춰 최종 입장을 내 놓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최후통첩을 거부할 경우 추 장관이 '지휘 불이행'으로 간주, 추가 액션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만큼 윤 총장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스핌 DB] |
추 장관은 8일 오전 법무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윤 총장에게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고 했다. 전날 오전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 지휘 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하라"고 윤 총장을 압박한 지 하루 만이다.
추 장관이 지난 2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지만 윤 총장은 엿새째 '장고'(長考)를 이어가고 있다. 검사장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전직 검찰총장 등 법조계 원로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이라는 게 대검의 전언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전면 수용, 일부 수용, 불수용 세 가지다. 또 각각의 경우에 따라 사퇴 혹은 정면 충돌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윤 총장이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아 보인다.
우선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절충안(일부 수용)에 대해 수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검사장 회의에서 나온 "추 장관의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 지휘는 받아들이되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대표적이다. 추 장관은 "특임검사 임명은 장관의 수사지휘를 거역하는 것,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특임검사 임명은 올해 1월부터 검찰총장이 임명하되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추 장관이 사전에 불승인 의사를 밝힌 셈이다. 윤 총장이 특임검사 임명 카드를 꺼내들 경우 추 장관은 '지휘 거부'에 따른 감찰로 역공에 나설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이 사퇴와 전면수용 카드를 꺼낼 가능성 역시 낮다는 전망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 직후 소집한 검사장 회의에서 "자진사퇴는 절대 안된다. 검찰총장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라는 공통된 의견을 이끌어냈다. 윤 총장이 수사지휘 수용 후 사퇴를 결심했다면 애초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윤 총장이 수사 재지휘라는 사실상 불수용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강대강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검사장들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검찰총장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 또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윤 총장에게 전달했다.
장고에 들어간 윤 총장이 추 장관의 데드라인 최후통첩에 어떤 카드로 맞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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