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의 고심이 지속되자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 지휘 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윤 총장을 압박했다.
추미애 장관은 7일 오전 법무부 명의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최종적인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스핌 DB] |
추 장관은 "검찰청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에 따라 검찰총장이라도 본인, 가족 또는 최측근인 검사가 수사 대상인 때에는 스스로 지휘를 자제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검찰총장 스스로 최측근인 현직 검사장과 직연 등 지속적 친분 관계가 있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기에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관련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을 일임하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청법 제8조에 따라 총장으로 하여금 사건에서 회피하도록 지휘한 것"이라며 "총장 지휘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법무부 장관이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장관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청법 제8조 규정은 구체적 사건에 관해 총장에 대한 사건 지휘 뿐만 아니라 지휘 배제를 포함하는 취지의 포괄적인 감독 권한도 장관에게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지휘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3일 열린 전국 고검장·지검장 간담회에서 모인 의견을 보고받은 뒤 고심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검찰총장 지휘 배제한 장관 지시는 부당 △검찰총장 거취는 연계 대상 아님 △특임검사 도입 필요 등에 검사장 의견이 모아졌다.
윤 총장은 6일 이같은 간담회 내용을 공식 보고받고 전직 검찰총장 등 법조계 원로 인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지난달 말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해당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윤 총장은 수사 결과만을 보고받으라는 취지로 윤 총장을 지휘했다. 이 사건 주요 피의자인 전직 채널A 기자 이모(35) 씨가 신청한 검찰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대검은 최근 전직 채널A 기자 이모 씨가 요청한 수사자문단 소집 요청을 받아들인 데 이어 수사팀이 제외된 수사자문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에 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수사팀에 특임검사 수준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대검에 공식 건의했다.
대검은 이같은 중앙지검 측 요청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인권침해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상급기관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되는 수사의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며 "피의자에 대해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순리"라고 설명했다.
대검이 이모 씨의 자문단 소집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각에선 검찰이 사건에 연루된 윤 총장 측근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윤 총장은 이르면 7일 추 장관의 지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검사장 회의 내용을 받아들여 추 장관에게 일부 재지휘를 건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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