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번 주 터키 리라화가 5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치가 떨어지며 다시 외환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뜩이나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통화 평가절하 압력 등 상황이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와 터키 리라화. 2020.05.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8일(현지시간) CNBC뉴스에 따르면 이스탄불 이코노믹스 리서치의 칸 셀쿠키 이사는 "리라화가 여전히 과대평가되고 있다"면서, "터키의 물가상승률이 5월 11.4%에 이어 6월에도 12.6%로 상승했다"고 알렸다. 터키 인플레이션 수준은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고 기록으로 같은해 10월부터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은 심화하는데 터키중앙은행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4%였던 기준금리가 올해 6월 말 현재 8.25%로 내려갔다. 이는 평소 자주 높은 금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온 예측불가능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가 통상과 거리가 먼 경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셀쿠키 이사는 "외화 부채도 늘어가고 있다"며 "몇 달 안에 재정정책 개입이 없다면 리라화 가치는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수요가 둔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매우 낮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이제 그런 상황은 끝났고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추세의 시작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외부 금융 리스크가 터키의 주요 신용 약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말 이후 터키의 외환보유고가 떨어지면서 통화정책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마이너스 실질 금리가 추가 외부 압력 위험을 키운다"고 적시했다.
피치는 "현재의 낮은 외환보유고 상황을 볼 때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정책 금리 완화 주기가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낮은 금리를 고수하고 있어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을 지속할 경우, 이는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외국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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