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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캠코 자산매입 프로그램 신청할 듯

기사등록 : 2020-07-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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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 7월 중순 접수 시작…대한항공은 2차 입찰 잠정 중단
서울시·캠코 매입가격 차이 거의 없어…유리한 방법 선택할 듯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이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신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다만 자산매입 프로그램 적용 기준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캠코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 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송현동 부지가 캠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해도 서울시와 거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제도상 캠코와 서울시의 매입가격이 비슷할 확률이 높은 만큼 대한항공은 좀 더 유리한 쪽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서울시 공원화 결정 후 캠코에 문 두드려…2차 입찰은 미정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캠코에 송현동 부지 매입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1일 2조원 규모의 기업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캠코가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의 보유자산을 적정가격에 사들이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결정으로 매각에 차질이 생기자 캠코 프로그램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아직 송현동 부지가 캠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매각이 가능할지 결정되지 않아 신청을 확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할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며 "캠코든 서울시든 시장가격을 제시하면 팔 생각인데, 지금은 캠코가 살 의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캠코는 7월 중순부터 자산매입 프로그램 접수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을 포함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심사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 중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결정 이후 부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부지 예비입찰에 이어 조만간 2차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대한항공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은 아직 2차 입찰공고를 낼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예비입찰에서 매수를 희망한 곳이 없었던 지난 6월과 달라진 상황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2차 입찰에서도 매수자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토지보상법·국유재산법 가격책정 유사…대한항공 "매각 계속 추진"

캠코의 프로그램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랐지만 대한항공이 만족할 만한 거래가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캠코 역시 서울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부지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토지보상법(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입 부지 보상가격을 책정하고, 캠코는 국유재산법에 근거해 민간 자산을 국유자산으로 매입하는데 이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공원부지로 지정돼도 서울시는 보상법에 따라 공원 지정 전 토지목적을 기준으로 평가하게 돼 있다. 캠코는 평가 목적에 따라 감정평가 방법이 달라지는데 송현동의 경우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공원 지정 전을 기준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평가사 성향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평가 방법이나 목적, 전제조건이 같기 때문에 크게 다를 건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소유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서울시]

여기에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공원 조성이나 지방채 발행 등 대한항공에 토지 보상비를 신속하게 지급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인 만큼 캠코에 매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서 최근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매각으로 1조원 안팎의 자금 수혈이 예상돼 1조126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함하면 채권단이 제시한 지원 조건인 2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을 충족한다.

다만 대한항공은 항공업황 불안이 장기화하는 상황인 만큼 송현동 부지와 왕산 마리나 등의 자산매각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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