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역대 최악의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4사가 정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 업종에 정유 등 7개 업종이 포함됐으나 당장 유동성을 확보해 보릿고개를 넘길려면 세금 유예나 분할 납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유4사는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급락, 마이너스 정제마진 등으로 지난 1분기 4조4000억원 적자를 낸데 이어 2분기에도 조 단위 영업손실이 전망되고 있다.이 가운데 유류세, 원유관세, 석유수입부과금 등 연간 부담하는 세금이 수십조원에 달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4월 3개월 유예 조치한 4월분 유류세 납부 기한이 이달 말로 종료된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던 4월 업계의 자금 부담 문제 해결을 위해 원유관세, 석유수입부과세, 유류세에 대해 각각 납부유예 지원책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원유관세와 원유수입부가세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추가적인 납부연장 조치가 이뤄졌다"면서도 "가장 규모가 큰 유류세 납부연장 또는 분할납부가 병행돼야 현금 흐름 개선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유관세는 3%로 정유4사 합산 연간 1조원 규모이다. 원유수입부가세는 관세를 포함한 총액의 10%이다. 반면 유류세는 휘발유를 기준으로 1리터당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 주행세(79.35원), 교육세(137.54원) 등 745.89원이 부과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유4사 합산 연간 규모는 20~30조원으로 12개월로 나눌 경우 한달 유류세만도 1조6000억~2조5000억원에 달한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특히 매출에 따른 세금을 다음달 말까지 내는 방식으로 이달 말에는 4월분과 6월분을 함께 내야한다. 이달 내는 유류세만 정유4사 합산 3조~5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2분기 실적이 예상만큼 회복되지 못한 업계는 유류세 만기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일 기준 각각 적자 4210억원, 1002억원으로 집계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정제마진과 원유가격 등 안 좋은 상황이 계속 돼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유사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추가적인 유류세 납부 유예 또는 분할납부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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