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상장 초반 SK바이오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압도적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약을 받은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부터 7일 연속 내다팔고 있는데, 상장 직후 급등세에 따라 차익 실현에 본격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SK바이오팜 증권발행실적보고서] |
국내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보호예수 '의무보유확약기간'에 걸려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해외 기관에만 차익 '기회'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또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로 상장 초반 예상보다 많은 유통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SK바이오팜이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기관별 배정현황은 미확약 기관이 전체 47.75%를 차지했다. 배정수량은 기관 투자자가 받은 총 1321만5717주 중에 631만주 정도다. 미확약 기관은 대부분 해외 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보유확약기간 6개월 기관은 전체 37.25%(492만주), 3개월 확약은 12.91%, 1개월 확약은 1.99%, 15일 확약은 0.10% 등이었다.
의무보유확약기간은 기관 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후 공모주를 일정기간 보유하도록 한 규정이다. 하지만 법적 규정으로 제한되어 있지는 않고, 상장 주관사가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신청시 의무보유확약 신청내역을 함께 받아 자율적으로 배당하는 방식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신청내역을 살펴보면 국내외에서 수요예측에 신청한 기관 투자자들 가운데 81%가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신청했으나 모두 국내 기관에 해당됐다. 제재 규정이 없다보니 해외 기관들은 굳이 의무보유확약기간을 신청하지 않고도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상장 첫날부터 이날까지 계속 매도하며 '단타'로 차익 실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 새 총 74조2068억원을 팔았다. 특히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한 기간에 매도세가 거셌다. 지난 6일에는 하루에만 32조 가까이 매도했다. 상장 초반 급등세에 외국인 투자자에만 단타 기회를 줬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또 SK바이오팜 주식 유통물량도 크게 늘렸다. 당초 시장에선 SK바이오팜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5%(391만5662주)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공모물량(1566만주 정도) 중에서 일반 청약 투자자들이 배정받은 물량이었다. 나머지는 기관 투자자들에 배정됐는데 대부분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설정됐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없는 해외 기관에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배정되면서 상장 첫날부터 유통 물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유통 물량이 1000만주를 넘었다. 외국인들이 판 주식은 모두 개인과 국내 기관들이 순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주식과 우리사주는 법적으로 유통제한 물량으로 묶여있다. 각각 6개월, 1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의무보유현황은 보통주 5873만4940주로, 해제일자는 상장 6개월 후인 내년 1월 2일까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의 의무보유기간 설정은 선택사항이고 주관사가 자율적으로 물량 배정을 하다보니 해외 기관은 의무보유기간 설정없이 상장 직후 차익을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들어올지 수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네이버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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