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우리나라 인구가 세기 말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국가총생산(GDP) 기준 국력은 20위로 추락할 전망이다. 전세계 출산율 감소는 거의 모든 국가가 세기 말까지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세계 경제 지각 변동을 촉발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란셋 의학저널에 실린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2017~2100년간 195개 국가 및 지역의 출산·사망·이주 및 인구 시나리오(Fertility, mortality, migration, and population scenarios for 195 countries and territories from 2017 to 2100: a forecasting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는 2064년에 97억명으로 최고를 기록하고 2100년에 88억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연구 결과 전세계 출산률은 2100년에 1.66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대안 시나리오에 의하면 교육과 피임약 필요 수준을 충족할 경우 2100년까지 세계 인구는 68억80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5267만명(통계청 기준 2020년 현재 5178만여명)이던 인구가 2031년 5429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100년까지 2678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17년 1억2836만명 정점을 지났으며 세기 말에는 5972만명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국가별 순위로 보면 2017년 14위인 우리나라는 2030~2050년대까지 15위 수준으로, 2100년에는 20위까지 떨어지게 된다. 미국이 2050년까지는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의 경우 세계 3위국에서 4위로 하락할 전망이다.
25개 선진국 GDP 순위 변화 예측 [자료=Lancet] 2020.07.16 herra79@newspim.com |
현대 피임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여성 교육 향상이 광범위하고 지속하는 글로벌 저출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195개국 중 183개국이 세기말까지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23개국의 인구는 각각 절반 이상 줄고, 중국 등 34개국은 25% 이상 감소할 것으로 IHME는 예측했다.
반면,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 인접 국가들은 2017년 10억3000만 명에서 2100년에는 30억7000만 명으로 3배 증가할 전망이다. 2017년에 비해 2100년에 인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뿐이다.
리처드 호튼 란셋 저널 편집장은 "아프리카와 아랍 세계가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고, 유럽과 아시아는 그 영향권에서 후퇴할 것"이라며 "세기가 끝날 무렵에도 인도, 나이지리아, 중국, 미국이 우세한 가운데 세계는 다극화할 것이다. 이것은 진정으로 새로운 세계일 것이며, 오늘날 우리가 준비해야 할 세계"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저출산은 지속되는데 기대 수명은 늘면서 세기말에 80세 이상의 노년층이 5세 미만 유아 인구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5세 미만 인구가 4억100만명으로 41% 감소할 것이며, 반면 노인 인구는 8억6600만명으로 2017년 때보다 무려 6배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며, 경제 규모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한다. 예컨데 중국은 2035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국내총생산(GDP) 국가가 된다. 만일 미국이 세기말까지 개방된 이민 정책을 줄곧 채택해 노동 인구를 확보한다면 2098년에는 다시 GDP 1위국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중국은 2050년부터 인구 급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세기말까지 충분한 경제활동 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다. 이에 세기 말에는 현재 GDP 7위에서 3위국으로 4계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지리아의 인구 증가 추이를 분석해볼 때, 세기말에는 23위였던 GDP가 9위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독일, 프랑스는 전세계 GDP 강국 10위 안에 계속 이름을 올릴 것이지만 이탈리아, 스페인은 각각 25위, 28위로 떨어질 수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이브라힘 아부바카르 교수는 해외 이주가 미래에는 "모든 국가의 필수일 것이고 선택권이 없을 것"이라며 "이주가 보건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계획된 인구 이동을 허용함으로써 건강과 부를 향상시키느냐, 아니면 수입 노동과 불안정한 사회의 하위 계층으로 전락하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2100년까지 선진국 인구 출산율 전망 [자료=Lancet] 2020.07.16 herra79@newspim.com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