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언급한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에 대해 처음으로 민주당 내 자성 목소리가 나왔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지 못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정치인에게 비난 댓글을 다는 것은 민주당을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담담하게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며 "박 시장을 보낸 슬픔과 분노 탓에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지 못하는 것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진상조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철저한 경찰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야 하고 경찰 보고와 은폐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시 자체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전 시장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박 시장은 약자도 강자와 같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약자와 함께 하는 생을 살았던 사람"이라며 "박 시장이 무엇을 원할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6.17 leehs@newspim.com |
한편 김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단체장 사무실 투명유리 설치를 제안했다. 김 의원은 "저는 남해군수 7년간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 유리벽 집무실에서 근무했다"며 "염태영 수원시장은 독대 자체를 없애기 위해 기록비서를 옆에 두고 사람을 만난다 하니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썼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CCTV를 설치하더라도 독립적인 단체장 감시기구를 두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날 구조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일을 단체장이 소통령으로 불리고 중세시대 영주같은 권력집중을 허락한 현재의 지방자치를 주민중심과 권력분산과 균형발전의 지방자치로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리고 행정공백이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피해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해 논란을 키웠다. 그동안 민주당이 '미투(Me Too)' 의혹을 입증할 근거가 없더라도 피해를 호소하는 이를 '피해자'로 지칭해 왔던 관례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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