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중공업이 "석탄화력발전을 고집하다 그룹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전면 반박했다. 석탄화력 비중은 두산중공업 전체 사업에서 4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일찌감치 LNG복합화력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준비했다는 게 골자다. 두산중공업이 공식적으로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밝힌 거 사실상 처음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공식 영상채널인 두산픽처스에 '두산중공업, 기술 독립으로 친환경 발전 이룬다'는 제목의 영상을 지난 16일 올렸다.
이 영상에서 두산그룹은 최근 경영 위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끈다. 두산은 "일부에서 두산중공업이 발전시장 변화에 대한 준비가 늦었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닌가라는 지적을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중공업 해외 매출 비중 (제공=두산픽처스) 2020.07.17 syu@newspim.com |
이에 대해 두산은 영상에서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며 "중공업의 최근 5년간 매출 비중을 분석해 보면 석탄화력은 해외자회사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봐도 연 평균 40%가 채 안된다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 2016년 전후로 아시아지역에서 화력발전 수주가 많았는데, 당시 수주 금액만 놓고 봐 (석탄화력 비중이) 높게 보이는 것"이라며 "(연 평균) 매출 기준으로 두산중공업 전체 사업에서 석탄화력 비중은 35~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중공업의 석탄화력 매출이 60~70%, 혹은 80%까지 이른다는 일부 보도는 LNG 복합화력까지 석탄화력으로 포함시킨 통계"라며 "실제 석탄화력 비중은 높지 않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석탄화력에 집중하느라 세계 에너지전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탈석탄, 탈원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이 늦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두산그룹이 소형 가스터빈과 풍력발전 시스템 개발에 착수 한 시기는 각각 2005년, 2006년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 국산화를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했다는 게 두산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탈원전 붐'이 일어난 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부터, 그룹의 직접적인 위기를 초래한 두산건설의 미분양 사태는 2009년이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첫 독자개발 대형 가스터빈 (제공=두산중공업) 2020.07.17 syu@newspim.com |
두산중공업은 일찌감치 가스터빈과 신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왔으나 세계 발전시장의 예상치 못한 장기 침체로 수주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3조원에 달했던 수주 물량은 지난해 4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곧 전력시장 수요는 가스발전을 중심으로 되살아날 전망이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4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도래하는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고 LNG발전소를 지어 이를 대체할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해 실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형 가스터빈은 2013년 국책과제로 개발을 시작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10년에 걸친 노력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목전에 와 있다"며 "국내 LNG발전시장을 외국 기업에 내주지 않고 김포열병합발전소를 시작으로 국내 협력업체와 함께 우리기술로 지을 수 있어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고 두산중공업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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