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증권·금융

내달 초 상폐기로 신라젠, 88% 개미 반발...'장기戰' 우려

기사등록 : 2020-07-20 16:3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8월 7일까지 기업심사위 의결, 개선기간 최장 2년
개인 주주들 "거래소 특례 상장해놓고 책임 회피"
지분율 5% 블랙록도 작년 말 매도...외인 2.5%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인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가 다음달 7일까지 결정된다. 지난 5월 4일 이후 두 달 넘게 거래정지 상황이라 17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결정 이후에도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이 남아있고, 결과에 따라 기업이나 주주들이 상장폐지 무효소송 등을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료=네이버증권]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이 지난 10일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다음달 7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나 개선기간 부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개선기간 부여의 경우에는 개선기간(1년) 종료 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상장폐지 해당하는 경우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다시 상장폐지 여부나 개선기간 부여 등을 확정하게 된다고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사안의 심각성 등으로 거래소가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한다면 최장 1년 유예에, 추가 연장시 1년을 포함해 최장 2년까지 개선기간 부여가 가능하다. 당장 상장폐지는 면하게 되지만 해당 기간에 거래 정지는 계속되기 때문에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현재 개인 주주는 17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주에도 서울 거래소 본사 앞에서 신라젠 거래 재개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거래소의 기술 특례 상장 기준을 믿고 신라젠에 투자했는데, 신라젠의 실질심사는 과거 회사의 상장 심사를 진행한 거래소가 책임을 회피하고 죄 없는 소액주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촉구했다.

특히 소액주주 보호 측면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거래소가 상장 이전에 발생한 전·현직 경영진의 배임 혐의를 이유로 거래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결정한 것은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이미 신라젠 주가는 곤두박질 친 상태다. 2017년 말 한때 15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만2100원에 거래정지 중이다. 최근 1년간 최저가는 7820원(9월30일)이었다. 지난해 간암 치료제인 펙사백의 임상시험 중단 발표가 나온 후 였다. 당시 발표 직전 신라젠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경영진들은 현재 검찰 조사 등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3% 미만까지 떨어졌다. 이날 기준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은 2.55% 수준이다. 지난해 말 11%를 넘었던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대폭 감소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지난해 말부터 신라젠 주식을 매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 이상 지분공시 내역에서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BlackRock Fund Advisors)는 신라젠 지분율을 지난해 11월 말 5.01%에서 3.61%까지 낮췄다. 이후 매도 내역은 공시되지 않는다.

이외 문은상 전 대표 등 특수관계자 8인의 지분율이 8.51%(4월말 기준), 개인 주주들이 87.7% 정도 보유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신라젠은 기업심사 사안과 관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질심사 기간 동안 향후 경영 개선 계획과 연구개발에 관한 전반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적극 대응해 거래 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라젠 시가총액은 8666억원으로 코스닥 49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코스닥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이후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면서 2위를 달렸으나,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bom224@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